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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지원금 반대여론에 후퇴한 이재명…與 “2종 예산은 사수”

입력 2021-11-18 21:16업데이트 2021-11-1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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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원대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8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물러섰다. 여당 대선 후보로서 사실상 첫 공약으로 “전 국민에게 100만 원은 지급해야 한다”고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지만 야당 뿐 아니라 정부와 당내 반발 등에 부딪혀 결국 뜻을 접은 것. 지원금 지급을 위해 당력을 쏟아 붓던 민주당은 대신 ‘이재명표 3종 패키지 예산’ 중 재난지원금을 제외한 지역사랑상품권과 소상공인 피해보상 예산 증액은 반드시 관철시킨다는 각오다.

● ‘여론+재원조달+당정 갈등’에 결국 물러선 李
이 후보가 전 국민 지원금 지급 제안을 철회한 가장 큰 이유로는 미온적인 여론이 꼽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원금 추가 지급에 반대하는 비율이 60.1%로 찬성한다(32.8%)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전국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5, 6일 실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이 후보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20대와 30대에서는 반대 비율이 각각 68%, 60.9%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았다. 민주당이 전 국민 지원금과 관련해 ‘방역지원금’, ‘일상회복지원금’ 등 이름을 바꾼 것도 이런 여론을 의식한 조치였다.

여기에 재원조달 방안으로 민주당이 꺼내든 ‘납부 유예’ 카드를 두고도 논란이 벌어지면서 부담은 더 커졌다. 민주당은 납세 유예분을 최대한 끌어 모아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야당과 정부는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납부를 유예하면 국세징수법에 저촉된다”고 맞서왔다. 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애초에 초과세수 중 납부 유예를 통해서도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당에서는 판단했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면서 납부 유예한 재원으로는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갈수록 여론이 좋지 않아질 것이란 걸 미리 예상하고 속도전에 나서겠다는 게 애초 전략이었는데 정부 반발이 예상 외로 거셌고, 그 과정에서 당정 간 갈등 국면만 더욱 부각되면서 여론을 깎아먹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며 “이대로 계속 가다간 되던 것도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21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부석도 있다. 당정 갈등이 지속될 경우 문 대통령이 21일 생방송에서 전 국민 지원금과 관련한 견해를 밝혀야 하는데 “그런 상황만은 피해야 한다”는데 처와대는 물론 당정 간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

● 與 “다른 ‘이재명표 예산’ 반드시 사수”
민주당은 이재명표 예산 3종 패키지 중 나머지 2개를 두고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태도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는 올해 총액(21조 원)보다 더 발행해야 하고,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하한제(현재 10만 원)도 대폭 상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출구전략 차원에서라도 나머지 예산 증액은 반드시 추진해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장 규모가 큰 재난지원금을 양보했으니 정부에서도 나머지 2개를 마냥 반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역화폐와 소상공인 손실보상 증액을 위해선 적어도 5조 원 이상은 증액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박 정책위의장에게 다른 두 가지 예산은 협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성토하고 나섰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깊은 고민도 없이 무작정 지르고 보자는 이 후보를 바라보며 국민은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민국 원내대변인도 “국민 세금을 자기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법에 위반되는 요구를 서슴지 않는 이 후보의 독선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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