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난민 송출 장사? EU행 망명 패키지 판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1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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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난민 밀어내기’로 보복하고 있는 벨라루스가 국영 여행사를 동원해 난민들에게 유럽연합(EU)행 망명 패키지를 팔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0일 보도했다.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들을 상대로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항공권, 벨라루스 비자, 폴란드로의 월경 안내 방법 등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언론도 터키 등지에서 하루 1000명이 넘는 난민이 EU 국가로 넘어가기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벨라루스와 러시아 등 국적기를 타고 민스크에 모여들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폴란드 당국은 벨라루스가 이 같은 ‘난민 송출 장사’를 통해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난민을 벨라루스로 실어나르는 항공사와 여행사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는 한편 국경을 지키기 위해 폴란드를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0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만나 “EU 국경 보호를 위해 물리적 기반시설을 EU 재원으로 마련하는 게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불법 월경을 막겠다며 국경에 장벽과 울타리를 짓는데 EU의 도움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에 대한 지원이 어렵다고 난색을 표한 바 있다.

벨라루스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 오스트리아의 엘프리데 옐리네크, 독일의 헤르타 뮐러, 폴란드의 올가 토카르쿠츠 등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4명은 이날 EU 정상회의에 보낸 호소문에서 “벨라루스가 난민을 인질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작가들은 “난민에 대해 제네바 난민협약을 지키고, 망명 절차에 대한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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