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도 ‘미러클 두산’…LG 잡고 PO행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7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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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도 ‘미러클 두산’이다. 두산이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를 따돌리고 플레이오프로 향한다.

두산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3차전에서 LG를 10-3으로 대파했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2차전까지 치르고 준플레이오프로 향한 두산은 전력상 힘들 것이라는 예측을 뒤집고 2승1패로 시리즈를 따냈다.

두산은 9일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올해 플레이오프는 예년보다 짧은 3전2선승제로 치러진다. 투수들이 지친 두산에도 적잖은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두산이 삼성마저 넘으면 KBO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진기록을 달성한다.

톱타자 정수빈과 2번타자 페르난데스가 각각 5타수 3안타 2득점 4타점, 5타수 3안타 1득점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기회를 만드는 것이 주임무인 두 선수가 무려 8타점을 합작한 셈이다.

마운드에서는 이영하의 역투가 돋보였다. 이영하는 2회 선발 김민규를 구원해 4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올해를 우승 적기로 봤던 LG의 질주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플레이오프 문턱에서 두산에 가로 막혔다.

LG는 2000년대 들어 치른 두산과의 4차례 가을야구에서 한 번도 웃지 못했다. 2000년 플레이오프에서는 2승4패로 밀렸고, 2013년 플레이오프에는 1승3패로 주저앉았다. 지난해와 올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두 팀은 1회초부터 1점씩 주고받았다.

선공에 나선 두산은 정수빈의 중전 안타와 2번타자 페르난데스의 2루타로 가볍게 선제점을 가져갔다. 계속된 무사 2루에서 박건우-김재환-양석환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 초반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진 못했다.

첫 공격은 LG도 순조로웠다. 2사 1루에서 채은성이 좌전 안타로 기회를 이어줬고, 유강남이 2루수 옆을 스치는 안타로 2루 주자 서건창을 홈에 불러들였다.

다만 LG 역시 2사 만루에서 김민성이 헛스윙 삼진을 당해 1점에 만족했다.

양팀 더그아웃은 벼랑 끝 승부답게 빠르게 움직였다.

먼저 반응을 보인 쪽은 두산이다. 두산은 2회말 수비부터 김민규 대신 필승조인 이영하를 투입했다. LG는 2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한 임찬규를 계속 믿었다.

균형은 오래 지나지 않아 깨졌다. 3회 1사 1루에서 페르난데스가 임찬규의 빠른 공을 노려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로 큼직한 타구였다. 스코어는 3-1 두산의 리드.

페르난데스 타석에 앞서 투수 코치를 마운드로 보내 임찬규를 진정시켰던 류지현 LG 감독은 홈런이 터지자 주저없이 마운드를 교체했다.

두산은 LG 에이스 수아레즈가 구원 등판한 4회에도 득점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1회와 2회 연이은 다이빙 캐치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던 정수빈이 2사 1,2루에서 수아레즈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5회 두산의 공격은 양팀의 운명을 완전히 갈라놨다.

선두타자 박건우가 김윤식에게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자 김재환이 우중간 펜스까지 굴러가는 2루타로 5-1을 만들었다. 김재환은 채은성이 공을 더듬는 사이 3루에 안착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LG에 희망은 있었다. 불을 끄러 나온 이정용이 허경민, 박세혁에게 볼넷을 헌납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아웃 카운트 2개를 솎아냈다.

2사 만루에서 이정용이 만난 상대는 박계범이었다. 이정용은 빠른 공을 던져 3루수 김민성 방면 힘없는 타구를 유도했다.

이날 경기 최대 변수가 등장한 것은 이때였다. 김민성은 박계범의 타구를 잡으려다 그대로 떨어뜨렸다. 이 사이 또 한 명의 주자가 홈에 들어오면서 스코어는 6-1이 됐다.

이닝을 정리하지 못한 LG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서 이정용이 정수빈에게 우익수 옆을 빠지는 3루타를 맞았다.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두산이 9-1까지 치고 나갔다. 이후 페르난데스의 좌전 안타까지 터지면서 두산은 5회도 끝나기 전에 10점을 채웠다.

승기는 클리닝 타임이 오기도 전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LG는 남은 이닝에서 2점을 보태는데 그쳤다.

한편 은퇴를 앞둔 이성우는 9회 2사 후 대타로 나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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