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흔들리는 페이스북과 저커버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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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 29억 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합니다. 와츠앱은 20억 명, 인스타그램은 14억 명의 가입자를 자랑합니다. 와츠앱과 인스타그램 모두를 계열사로 거느린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 업계의 1인자입니다.

페이스북이 창업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습니다. 내부고발자의 폭로와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컨소시엄까지 꾸려 페이스북을 비판하는 기사를 앞다퉈 보도하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내부고발자인 프랜시스 하우건 전 페이스북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가 폭로한 수백 건의 내부 문건인 ‘페이스북 페이퍼’를 토대로 회사의 문제점을 들춰내고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37·사진)는 졸지에 공공의 안전보다 회사의 이익만을 좇는 부도덕한 경영자로 몰리고 있습니다.

하우건은 미 상원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은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분열을 부추기고, 민주주의를 퇴보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언론들은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공유하기’의 역기능에 주목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이 2019년에 자체 연구를 통해 그 폐해를 알고 있었으나 방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좋아요’ 반응을 충분히 얻지 못하면 스트레스와 불안 증세를 보인다는 겁니다. 이 기능을 숨기면 사용자들이 게시물과 광고를 덜 보고 사진 공유도 덜 한다는 사실도 인지했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허위 정보와 혐오 표현이 페이스북 내에서 번성하게 하는 게 페이스북의 핵심 메커니즘”이라며 “우리 플랫폼은 중립적이지 않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내부적으로 이미 폐해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에 대해 언론들은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우건은 영국 의회에도 출석해 “모든 결정은 전적으로 저커버그가 한다. 그는 이 시스템이 안전한 방식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의지가 없다”며 저커버그를 직격했습니다.

앞서 페이스북은 2012년에는 가입자들의 인터넷 활동이 추적되어 광고회사에 넘겨졌다는 의혹으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에는 수천 명의 데이터가 영국의 정치 컨설팅 업체에 유출되어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26일 저커버그는 “선의의 비판은 우리가 나아지는 데 도움이 되지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유출 문서를 선택적으로 이용해 우리 회사에 대한 잘못된 그림을 그리려는 시도”라고 반박했습니다. 저커버그는 “우리가 마주한 미국 사회의 여러 문제는 소셜미디어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라며 “언론사들이 페이스북에 거짓 이미지를 씌우려 한다”고 항변했습니다.

저커버그가 이 문제를 어떻게 타개할지 궁금합니다. 저커버그는 메타버스(현실세계와 같은 여러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며 방향키를 돌리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100억 달러를 투자하고 회사 이름도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앞으로 헤드셋을 끼고 메타버스의 세계에서 뛰어노는 사용자들에게 페이스북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까요. 세계를 초연결 사회로 진화시킨 소셜미디어 그룹이 혁신 DNA를 통해 올바른 기업으로 환골탈태하기를 기대합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페이스북#페이스북 페이퍼#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내부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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