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발언’ 사과 안 하는 윤석열…국힘 “한 표가 아까운데”

뉴시스 입력 2021-10-21 10:25수정 2021-10-2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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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옹호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내외 쏟아지는 비판에도 사실상 사과를 거부하자 국민의힘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번 발언은 그간 윤 전 총장이 해온 실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장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대선 기간 내내 윤 전 총장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 대선이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두환 발언을 중도층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 대통령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윤 전 총장은 수차례 사과 기회가 있었음에도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언론이 발언의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두환이 다 잘못한 건 아니지 않냐”고 항변하기도 하고, “어떤 정부든 업무 방식이나 정책이 잘 된 게 있으면 뽑아서 써야 한다는 차원의 말이었다”고 발언 취지를 다시 설명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 행보에 크게 난감해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거듭된 전두환 옹호 발언이 호남 민심을 악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대선 주자 간 가상 일대일 대결 여론조사를 보면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통계가 많다. 이런 박빙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은 자신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악재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표가 아까운 상황에서 충분히 수습 가능한 문제를 이렇게 크게 만드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를 의식한 이준석 대표가 두 차례에 걸쳐 윤 전 총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했지만, 윤 전 총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엔 “정치 언어가 미숙해서 발생한 일이다. 일이 발전해나가지 않게 조속하게 조치했으면 좋겠다”며 에둘러 사과를 요구했고, 다음엔 “빠르게 논란을 정리하려면 본인의 정확한 입장 표명, 특히 이런 발언에 상처받은 분들에 대한 사과 표명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윤 전 총장 캠프 내에서도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윤 전 총장은 정면 돌파를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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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에선 “옳은 지적을 정치 공세로만 받아들인다”며 윤 전 총장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전날 토론에서 전두환 발언을 언급한 홍준표 의원에게 ‘당신도 전두환 계승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역공한 건 윤 전 총장의 정치 방식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공식 사과 이후 호남에 한 발 다가서며 전국 정당을 목표로 한 국민의힘 행보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해당 행위에 가깝다”라는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8월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고, 이준석 대표도 지난 6월 취임 후 광주 재개발 건물 붕괴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는 것을 첫 지방 일정으로 잡았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 “광주에서 (윤 전 총장 발언 비판) 전화가 쏟아진다”며 “(광주가) 격앙돼 있고 삭막하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는 “헌법을 부정하고 민간을 학살한 범죄자에게 공(功)을 논하는 것 자체가 잘못임에도, 검사 외길 후보의 특징인 건지, 무지해서 용감한 건지, 사과 없이 국민과 기싸움하는 후보와 참모들 모습이 처참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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