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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놀멍 쉬멍 걸으멍 올레 한바퀴… ‘걷기 천국’ 제주가 살아난다

입력 2021-10-20 03:00업데이트 2021-10-2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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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걷기-달리기 축제 속속 재개
제주의 속살을 만날 수 있는 올레길, 둘레길, 숲길 등을 걸으면서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탐방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소규모 분산형 축제로 제주올레걷기축제를 마련했으며, 지난해 취소됐던 트레일러닝대회가 재개된다. 제주올레 제공
15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정상. 서귀포 지역 한 여자 고등학교 학생들이 제주의 대표적인 경관자원인 오름(작은 화산체)에 대한 현장 야외학습을 진행했다. 수월봉은 2010년 등재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대표 명소의 하나로 불(火)과 물(水)이 만나서 형성된 수성화산체의 폭발 모습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학생들은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수월봉 ‘엉알해안’ 1.6km를 걸었다. 모처럼 마련된 걷기 프로그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갑갑증을 해소하면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처럼 제주 지역이 코로나19로 인한 무기력감, 갑갑증, 우울증 등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를 걷기로 극복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제주 지역은 올레길, 한라산둘레길 등 다양한 걷기 코스가 조성됐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수월봉 해안에서 만난 한 관광객(56)은 “친구 부부랑 함께 올레길을 쉬엄쉬엄 걸으려고 왔다”며 “무인도와 현무암 해안, 해녀 작업 등 다양한 풍경을 보면서 걷다 보니 코로나19를 잊은 듯하다”고 말했다.

제주 지역은 한라산 탐방로를 비롯해 해안, 숲, 오름, 곶자왈(용암 암괴에 형성된 숲), 목장 등 다양한 곳에서 걷기 코스가 있다. 대부분 제주 주민들이 의식주를 해결하거나 경제활동을 위해 이용했던 길을 기반으로 했다.

절물휴양림과 교래휴양림, 서귀포자연휴양림, 붉은오름휴양림, 치유의 숲 등의 휴양림에 탐방로 조성은 기본이고 산양곶자왈, 저지곶자왈, 청수곶자왈 등지는 지역 주민이 길을 만들었다. 소규모 숲길로는 머체왓숲길, 삼다수숲길, 한라생태숲길, 한남시험림, 오라올레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움츠렸던 걷기, 달리기 행사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22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23일 동안 우도, 추자도, 가파도 등 부속 섬 코스를 제외한 제주 본섬 23개 코스에서 ‘2021 제주올레걷기축제’를 개최한다. 각 코스에 소규모 인원만이 참가하는 분산형 축제로 진행되는데 걷기를 비롯해 지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와 흥을 돋워주는 공연 등이 열린다.

눈에 띄는 프로그램으로 2코스의 주민이 들려주는 마을 이야기, 4·7코스 귤과 보말(고둥을 뜻하는 제주방언) 따기 체험, 6코스 시니어모델 아웃도어 패션쇼, 7-1코스 할머니들의 북 토크, 10코스의 제주4·3사건 이야기, 8코스 스토리텔링 문화전시회 등이 있다. 매주 화요일, 금요일에 쓰레기를 줍는 ‘클린 올레’로 진행하고 23일 동안의 완주자에게는 인증 스티커, 배지, 기념품 등이 주어진다.

포장도로가 아니라 제주의 숲과 산, 오름, 들판을 걷고 달리는 ‘2021 트랜스 제주’ 트레일러닝 대회는 다음 달 6일 개막한다. 한라산 코스 50km, 가시리마을목장 오름 코스 10km 등 2개 부문에서 대회가 어렵게 성사됐다. 야외 행사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개최 공지와 함께 인원이 차면서 신청이 마감됐다.

이 대회를 기획한 안병식 씨는 “이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 국제대회 우수대회로 선정된 국내 최고 대회인데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아쉬움이 컸다”며 “야외 행사 제한 인원에 맞춰 시간 간격을 두고 출발하는데 ‘위드 코로나’ 시대에 성공적인 스포츠 대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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