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조항 추가건의 거부했다는 이재명, 배임적용 가능성은

뉴스1 입력 2021-10-19 14:34수정 2021-10-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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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1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배임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는 대선정국의 최대 변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이 지난 15일 뒤늦게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하면서 빼놓은 시장실과 비서실과 관련해 ‘꼬리자르기’ 의혹이 나오는 이유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를 겨냥한 수사의지 여부와 직결된다.

법조계에선 이 지사가 민간사업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과도한 이익배분을 바로 잡을 수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한 결재서류나 관련 자료들이 확보될 경우,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대표적 치적으로 내세웠고 사업 추진 과정을 일일이 챙겼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형법상 배임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로 규정한다. 특정경제법상 배임의 경우 가중처벌된다. 다만 배임죄 자체가 애매하고 범위가 넓다 보니 법원은 배임죄를 유독 깐깐하게 판단하고 있다. 기소되더라도 배임죄는 다른 범죄에 비해 무죄율이 높고 실형선고는 적다는 특징도 있다.

야당에선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계획 등 관련 공문에서 10차례 서명한 사실을 근거로 배임혐의를 주장하며 총공세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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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15년 2월 ‘다른 법인에 대한 출자 승인 검토 보고’ 공문에는 ‘공동출자자로 참여해 민간이 수익을 지나치게 우선시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됐다. 이처럼 이 지사가 당시 시장으로서 최종 인허가권자였고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가까운 사이였다는 점을 종합하면, 민간업자의 과도한 수익을 예상하고도 이후 ‘초과이익 환수조항’이 삭제되는 걸 내버려 둔 게 아니냐는 게 의혹에 힘이 실린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성남시청 결재라인이 화천대유 몰아주기 보고를 일일이 받았다면 배임혐의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 본인은 야당 논리대로라면 민영개발을 허가한 모든 지방자치단체장이 배임죄라는 말이냐며 배임 의혹을 강하게 일축하고 있다.

이 지사는 전날(18일) 국회 행정안전위 경기도 국감에서 “대장동 설계자는 제가 맞다”면서도 “민간사업자에게 이익을 몰빵(몰아주기)한 것은 과거 국민의힘 시의회”라고 말했다.

이 지사의 국감 발언을 살펴보면, 개발이익을 공익으로 환수한 모범사례라는 기존 주장과 변함이 없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성남시가 환수한 개발이익은 5503억원으로 이는 성남시 2021년도 예산의 16%에 달할 정도로 큰 금액이며, 지자체가 이같은 개발이익을 확보한 사업은 전례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다른 사업에선 민간업자에게 개발을 허가하는데, 저는 공공개발을 시도하다가 공공을 못하게 돼 민관합작 개발로 개발이익 절반을 환수했다”고 강조했다.

배임혐의를 가르는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대장동 사업의 민간분야 초과이익 환수 조항의 삭제 경위다. 이 조항이 단 7시간만에 삭제되면서 민간업자들이 수천억 원대의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성남시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배임혐의 대상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 지사는 “삭제가 아니라, 추가하자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성남시의 고정이익을 확보하란 게 자신의 애초 지시였기 때문에 그에 반하는 환수조항을 추후 추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공모하고 승인한 내용을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된 다음에 본질적 내용에 대해 (계약) 변경을 하면 안 된다. 감사원 징계사유일 정도로 함부로 바꿀 수 없다. 이게 법이다”라고 강변했다.

이 지사 측은 “2015년 시점에서 배임이 성립하려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실을 일으키는 의사결정을 했다든가, 손실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며 “공공이익을 5503억원 환수했고 민간이익이 더 늘었다고 해서 손실이 발생한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검찰 수사에서 이 지사에 대한 연결고리가 드러나야만 배임혐의 판단이 가능하며,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는 이 지사에게 배임혐의를 묻기에 섣부르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 과정에 이 지사가 공모하는 등 적극 개입했는지 단순히 보고만 받은 것인지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더 이뤄져야 배임혐의를 판단할 수 있다”며 “통상 경영행위에서 사업상 판단이라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배임은 혐의 입증이 어려운 것은 맞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이 지사 측이나 관련된 제3자가 이익을 봤는지, 고의성이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검찰이 시장실과 비서실을 압수수색해야 당시 이재명 시장의 배임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판단할텐데 지금은 그 단계도 진행이 안된 것 아니냐”며 “검찰이 왜 시장실과 비서실 압수수색을 안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이자 대장동 사업 키맨인 남욱 변호사를 상대로 검찰이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인 가운데, 남 변호사에게 영장이 발부되느냐도 변수로 꼽힌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검찰은 유동규와 김만배를 배임혐의 등에서 공범으로 봤는데 유씨에 대한 영장만 발부되고 김씨 영장은 기각된 부분을 봐야 한다”며 “만약 남 변호사 영장도 기각된다면 검찰이 확보한 증거들이 부족한 것이어서 이재명 시장까지 올라가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검찰 수장인 김오수 검찰총장조차 배임혐의는 어렵고 무죄가 많이 나온다는 공개 발언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김 총장은 전날 대검찰청 국감에서 이 지사 관련 질문에 “당연히 수사 대상이다”라면서도 배임혐의 적용 가능성 질문에는 “수사를 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김 총장은 “배임혐의는 굉장히 어렵고 무죄도 많이 나온다”면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배임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고려할 점이 더 많아서 특정한 의도, 그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얻는 이익들, 주변 사람들의 관계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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