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인 코로나19 감염 내국인의 9배…백신버스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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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7일 0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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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서예방접종센터에서 여권을 손에 든 외국인 근로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1.10.5/뉴스1 © News1
5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서예방접종센터에서 여권을 손에 든 외국인 근로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1.10.5/뉴스1 © News1
국내거주 외국인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률이 우리 국민들의 감염률을 크게 상회하면서 백신버스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먼저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감염이 더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경기도는 이달 말까지 백신버스 제도 운영을 시작했으며 해외 일부 국가들 또한 이러한 취지로 백신버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외국인 코로나 발생률 일반국민 대비 9배

지난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9월19일~25일 1주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발생률은 외국인 206명으로, 내국인 23명에 대비해 약 9배 높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낮은 백신 예방 접종률이 원인으로 꼽힌다.

신 의원에 따르면 등록된 외국인의 백신 접종률은 1차 65.2%(95.4만명), 접종완료율 20.9%(30.5만명)으로 내국인 1차 71.9%, 2차 44.4%보다 각각 1차 6.7%p, 2차 23.5%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불법체류자들의 경우 백신 접종률은 11.5%p 더 낮았다. 불법 체류자 임시관리 번호자의 경우 20만9936명(53.7%)이 1차 접종을, 12만7137명(31.0%)이 접종을 완료했다.

신 의원은 또한 거주불명자들이 또 다른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5만명에 달하는 거주불명자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신 의원은 “외국인의 접종률이 낮은 원인을 분석해 이들의 어려운 환경과 상황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해외사례를 참고해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에 찾아가는 백신버스 등을 운영하거나 지하철역, 터미널 등 다중시설에 이동식 백신 접종소를 확대 설치하는 등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외국인 밀집 사업장 등을 방문해 백신 접종을 해주는 ‘찾아가는 코로나19 예방접종 버스(백신버스)’를 운영한다.(경기도 제공)© 뉴스1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외국인 밀집 사업장 등을 방문해 백신 접종을 해주는 ‘찾아가는 코로나19 예방접종 버스(백신버스)’를 운영한다.(경기도 제공)© 뉴스1

◇경기도 6일부터 10월 말까지 백신버스 운영…미등록외국인도 현장접종

국내에서는 경기도가 6일 전국 최초로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를 시작으로 외국인 밀집 사업장 등을 방문해 백신 접종을 하는 ‘코로나19 예방접종 버스’ 운영을 시작했다.

경기도는 우선 8일까지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안산 지역에서 백신버스를 시범 운행하고, 이 기간 시·군별로 수요조사를 실시해 10월 말까지 버스를 운행할 방침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미등록외국인 또한 사업주가 발급한 근로사실증명서 등 신원이 확인된 경우 현장에서 바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 가족, 유학생, 내국인 미접종자도 본인 희망 시 접종받을 수 있다.

류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외국인 확진자 발생이 지속되는 추세로 집중관리가 필요한 만큼 도내 외국인을 고용한 사업주는 접종을 적극 독려하기를 당부드린다”며 “접종이 필요한 내·외국인이 있는 사업장이면 어디든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연히 이 사람들도 백신 접종을 최대한 받을 수 있으면 전체적인 유행을 끌어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외국인들이 코로나19 전파가 일어나면 집단 내 전파가 많이 일어날 수 있는 생활환경이나 작업환경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출신 국가별로 커뮤니티가 형성돼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어 확진자가 나올 경우 (코로나) 유행이 계속 이어지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또한 “적지 않은 불법체류자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백신 접종이 어려울 수 있어 어떤 형태로든 찾아가서 최대한 백신 접종을 받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뜻에서 의미있는 시도”라고 말했다.

◇백신버스, 영국·미국 등 해외서도 적극 활용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은 이미 우리나라에 앞서 백신 버스를 활용해 접종자들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지난 2월 영국 런던은 백신 접종을 받으러 나오기 힘든 고령자 및 장애인들을 위해 지역 의료 당국이 백신 버스를 운영했다.

미국 뉴욕시는 백신버스뿐 아니라 지난 6월부터는 시 홈페이지에서 예약만 하면 의료진이 집으로 찾아가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12세 이상이라면 도시 어디서든 바로 ‘워크인’으로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는 길거리 백신예방접종 장소 또한 운영 중이다.

캐나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팝업백신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거리 및 이동으로 불편을 겪는 것을 감안해 학교나 작업장, 또는 커뮤니티센터 등으로 직접 찾아사 백신 접종을 제공하는 것이다. 토론토시의 경우 시에서 운영 중이던 예방접종 클리닉 4곳을 폐쇄하고 해당 직원들을 백신 버스 운영에 투입했다.

지난 8월부터 이동 백신클리닉 ‘고백스(GO VAXX)’를 운영하고 있는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놀이동산과 쇼핑센터 등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태국이 백신버스를 운영 중이다.

태국 정부는 지난 9일부터 방콕에서 고령자 및 기타 취약계층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백신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태국 정부에 따르면 백신버스는 버스기사 및 의료진 등 5~6명의 인원으로 하루 1000명 이상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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