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당장 부스터샷 맞을 필요 없다”…과학자들 반기

뉴스1 입력 2021-09-14 10:55수정 2021-09-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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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도 어느덧 21개월 차.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각국은 백신 사재기를 넘어 선구매까지 나서고 있지만 일부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부스터샷을 둘러싼 정부 정책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구기구(WHO) 소속 연구원들은 당장 일반인들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맞을 필요는 없다는 내용의 글을 논문에 게재했다.

◇ FDA·WHO 소속 연구원, 부스터샷 근거 데이터 부족 지적: 미 FDA와 WHO 소속 일부 연구원을 포함한 국제 과학자 그룹은 이날 면역력이 약하거나 손상된 일부 사람들에게 부스터샷은 유용할 수 있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직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이날 영국의 의학전문지 ‘란셋’에 게재한 전문가 리뷰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데이터 중 어느 것도 일반인들에 대한 백신 부스터샷을 뒷받침하는 신뢰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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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일반인들에게 부스터샷을 제공하는 이득이 전 세계에 여전히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들 백신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저자들은 “어떤 연구도 심각한 질병에 대한 보호가 실질적으로 감소한다는 믿을 만한 증거를 제공하지 않았다. 너무 빨리 또는 너무 광범위하게 부스터샷이 도입될 경우 추가적인 부작용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부스터샷이 아무리 심각한 질병의 중기적 위험을 감소시킨다 해도, 백신이 전 세계 미접종자들에게 돌아간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리뷰에 참여한 저자들은 FDA 바이오로지스 평가연구센터 백신연구검토실 실장인 매리온 그루버 박사와 필립 크라우즈 부실장부터 세계보건기구(WHO) 수석 과학자 숨야 스와미나탄, WHO 백신 연구 및 바이오 의료 담당 안나 마리아 레스트레포까지 다양하다.

이들 중 그루버 실장과 크로스 부실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부스터샷 계획 강행에 반발해 지난달 사임 의사를 발표한 바 있다.

◇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부스터샷 필요성 의견 분분: 실제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수 많은 국가들은 면역력을 강화하고 델타 변이 등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부스터샷 도입 여부를 깊이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부스터샷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 상태다.

NYT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몇몇 연구들은 코로나 백신이 델타 변이 감염에 대한 효능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연령층에서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꾸준히 차단하고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며 “단지 7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만 백신의 보호 기능이 약해지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백신에 의해 형성된 면역은 항체와 면역 세포로부터의 보호에 의존한다. 비록 항체의 수치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고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지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신체의 기억력이 오래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엔 아직 면역세포가 지속적으로 반응하고 있지만 면역반응을 방해하는 또 다른 변이가 나타난다면 결국 일반인들에 대한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부스터샷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 부스터샷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아직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 美 제약계 부스터샷 필요성 강조…‘돈 때문’ 논란도: 그럼에도 제약사들은 줄곧 부스터샷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항체가 줄어들어 코로나19에 예방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부스터샷 필요성 논란은 지난 7월 화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 미카엘 돌스텐이 “화이자 백신은 델타 변이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6개월 후 항체가 약해지면서 재감염의 위험이 있다”며 부스터샷의 미국식품의약처(FDA) 긴급사용 승인 신청 계획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화이자는 자사 백신의 예방 효과가 2차 접종 2개월 뒤 96%까지 정점을 찍고 4개월 후엔 90%, 6개월 후엔 84%로 두 달마다 6% 감소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밝힌 바 있다.

모더나 역시 접종을 마치면 6개월간 93%의 높은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지속되지만 이후부터는 중화항체의 역가(농도)가 계속 줄어들어 결국 백신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제약회사들이 부스터샷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돈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제약회사들은 부스터샷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독점 지위를 이용해 백신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상황.

화이자와 모더나는 최근 유럽연합(EU)에 납품하는 코로나19 백신 가격을 각각 25%, 10%씩 올리면서 화이자의 가격은 19.5유로(약 2만7000원)가 됐고, 모더나의 가격은 25.5달러(2만9000원)가 됐다.

여기에 화이자는 올해 코로나19 백신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 260억 달러(약 30조4700억 원)에서 335억 달러(약 39조2600억 원)로 28.8%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리뷰가 발표된 이후 주요 백신 제조사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화이자는 2.5%나 감소했고, 모더나는 6.6%, 아스트라제네카 주식회사는 런던 증시에서 0.92% 하락했다.

(서울·워싱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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