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이어 은메달 총성… 박진호 “메달 색깔 또 바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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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패럴림픽]패럴림픽 10m 공기소총 잇단 쾌거
혼성 예선 대회신 뒤 줄곧 선두
딱 한 발 실수로 0.1점 차 2위
남은 50m 소총 2종목 우승 다짐

1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혼성 사격 10m 공기 소총 복사 경기 시상식. 왼쪽부터 박진호(한국·은), 나타샤 힐트로프(독일·금), 이리나 셰트니크(우크라이나·동). 도쿄=신화 뉴시스
1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혼성 사격 10m 공기 소총 복사 경기 시상식. 왼쪽부터 박진호(한국·은), 나타샤 힐트로프(독일·금), 이리나 셰트니크(우크라이나·동). 도쿄=신화 뉴시스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첫 메달을 땄으니까 이제 메달 색깔을 바꿔 보겠습니다.”

‘장애인 사격의 진종오’ 박진호(44·청주시청)는 지난달 30일 2020 도쿄 패럴림픽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1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 SH1 결선에서 253.0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다짐을 현실로 만들었다.

금메달을 딴 나타샤 힐트로프(29·독일)와는 딱 0.1점 차이. 박진호는 “영점도 일찍 잡혔고 컨디션도 좋았다. 딱 한 발 실수가 문제였다”며 “그래도 내가 가진 경기력을 다 보여준 것 같아 후회는 없다. 재미있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박진호는 이날 총 60발을 쏘는 예선에서 638.9점으로 패럴림픽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도 선두를 지키다 22번째 총알이 9.6점에 그치며 2위로 내려갔다. 박진호는 남은 두 발에서 순위를 뒤집지 못하고 결국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 체대에 진학한 박진호는 스물다섯 살이던 2002년 낙상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재활 도중 의사가 운동을 권하자 “남자다운 종목을 하고 싶다”며 사격 선수가 됐다.

한국에서 경기를 지켜본 아내 양연주 씨(40)는 “남편이 ‘어떤 메달이든 꼭 가지고 오겠다’고 했는데 벌써 2개나 따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양 씨 역시 최근 남편 권유로 충북장애인사격연맹에 선수 등록을 마쳐 둘은 부부 사격 선수가 됐다.

3일 남자 50m 소총 3자세, 5일 혼성 50m 소총 복사 경기를 남겨둔 박진호가 동빛과 은빛이 아닌 다른 색으로 또 메달 색깔을 바꿀 수 있을까.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동메달#은메달#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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