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란다, 9회 2사 2S에 놓친 노히트노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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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에 안타 맞고 완봉승 위안
두산, KIA와 연속경기 장군멍군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2스트라이크 노 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두산 선발 투수 미란다(32·쿠바·사진)는 3구째 회심의 포크볼을 던졌다. 타석의 KIA 김선빈(32)이 잡아당겨 친 공은 3루수 라인선상을 타고 외야로 빠져나갔다. 1루 측 두산 더그아웃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9회 2사까지 이어온 노히트 노런 기록이 스트라이크 하나가 모자라 깨지는 순간이었다. 정작 마운드 위의 미란다는 한숨을 짧게 내뱉고 다시 피칭을 준비했다. 공 하나로 후속 타자 KIA 최형우(38)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노히트 노런 무산의 아쉬움을 개인 첫 완봉승 기쁨으로 달랬다.

두산 에이스 미란다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더블헤더(DH) 1차전 선발 등판해 9회초 2사까지 노히트 노런 완벽투를 이어가며 완봉승(시즌 4호)을 수확했다. 9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5-0 승리도 이끌었다. 이날 타자 30명을 상대로 총 114개의 공을 던지면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 150km를 기록했다. 패스트볼 69개, 포크 36개, 체인지업 5개, 슬라이더 4개를 던졌다. 탈삼진 9개 중 8개의 결정구로 포크볼을 사용했다.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미란다의 포크볼 낙폭은 평균 18.7cm로 시즌 평균(13.8cm)보다 더 위력적이었다. 6회초 KIA 최원준의 안타성 타구를 2루수 박계범이 몸을 날려 잡는 등 수비 도움도 받았다.

올 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은 미란다는 이날 경기로 11승 4패, 평균자책점 2.38, 탈삼진 155개를 기록 중이다. 리그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2위, 다승 공동 2위다. 경기 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미란다가 한국 무대 최고의 피칭으로 팀 에이스다운 위용을 보여줬다. 한 타자를 남기고 기록이 깨져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미란다가 9회초 김선빈을 아웃 처리했다면 KBO리그 역대 15번째이자 왼손 투수로는 2000년 5월 18일 한화 송진우 이후 역대 두 번째 노히트 노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DH 2차전에서는 KIA가 설욕에 성공했다. 1-2로 뒤진 9회초 2사 3루에서 KIA 최원준이 두산 김명신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시즌 3호)을 치며 3-2로 승부를 뒤집었다. 최원준의 역대 첫 잠실구장 홈런. 두산 선발 유희관은 이날 6이닝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통산 100승 달성을 눈앞에 뒀지만 경기가 뒤집어지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K I A 0-5 두 산
K I A 3-2 두 산
키 움 1-7 삼 성
N C 9-2 SSG
N C 4-9 SSG
K T 8-3 한 화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노히트노런#미란다#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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