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어린이집 3∼5곳이 함께… 공동보육 첫발”

박창규 기자 입력 2021-08-24 03:00수정 2021-08-2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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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공유어린이집’ 58곳 운영시작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어린이집 3∼5곳이 교육 프로그램이나 교구, 공간을 공유하며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공동보육 실험이 서울시에서 시작됐다. 일부 어린이집에만 아동이 몰리는 실태가 개선되고 전반적인 보육 서비스의 질이 상승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23일부터 8개 자치구 58개 어린이집(14개 공동체)에서 ‘서울형 공유어린이집’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형 공유어린이집은 도보이용권에 있는 국공립·민간·가정어린이집 3∼5곳이 하나의 공동체를 구성해 원아를 공동 모집하고 교재 및 교구를 공동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보육 프로그램이나 현장학습을 함께 기획, 운영하며 야간이나 휴일에는 한 곳에서 원아를 함께 보육하기도 한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보궐선거 당시 내놓은 공약이다.

시가 이달 초 진행한 공개모집에는 8개 자치구(광진 중랑 양천 강서 영등포 동작 서초 송파) 97개 어린이집(24개 공동체)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시 관계자는 “당초 4개 구 40개 어린이집을 계획했으나 현장의 뜨거운 반응에 부응해 대상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공개모집 과정에서 접수된 프로그램 기획서에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담겨 있었다. 가령 다문화가정의 학부모가 직접 자신의 부모 나라 전통 옷이나 음식을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수업을 열거나 포도즙으로 염색하기 등 자연과 실험, 간식을 융합한 교육법이 제안됐다. 일부 공동체는 ‘생태친화어린이집’ 등의 프로그램을 현장에서 시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텃밭을 가꾸며 제철 음식을 수확하는 기쁨을 느끼거나 자연을 산책하면서 변화를 몸으로 체험하는 등 실외 활동을 강화해 아이들의 창의성 향상을 유도하는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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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출생이 심화되면서 일부 민간 및 가정어린이집은 시설이 낙후됐거나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에 원아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반면 국공립이나 일부 민간 시설은 입소 대기자가 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시는 이번 서울형 공유어린이집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집 간 교육 인프라 격차가 줄어들고 전반적인 보육 서비스의 질도 상승하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자치구는 어린이집 신설에 약 50억 원이 드는데, 이런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강희은 시 보육담당관은 “공동체를 구성한 어린이집들이 각종 교구, 인프라 공유와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면서 국공립이 아니어도 동일한 수준의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시설을 무조건 신설하기보다 효율적이며 서비스의 질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정된 어린이집은 이미 원장협의체, 교사모임 구성을 마쳤다. 일부는 학교처럼 우수 교육사례를 소개하는 장학을 도입해 보육교사의 역량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 계획이다. 시는 예산을 지원하며 공동체별 교사모임을 위한 보육과정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내년에는 서울형 공유어린이집 프로그램을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

김선순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서울형 공유어린이집은 저출생과 팬데믹 등으로 원아가 줄어드는 문제를 인근 어린이집과의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타개하는 새로운 전략”이라며 “보육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어린이집#공동보육#공유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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