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국가 책임’ 해명에…박용진·이재명 측 “자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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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2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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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8.9. 뉴스1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8.9. 뉴스1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 삶을 왜 정부가 책임지냐’는 발언이 논란이 일자 12일 해명에 나섰다. 이에 여권 대선후보들은 일제히 ‘망발’이라고 맹비난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삶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는 말 뒤에 ‘도움이 꼭 필요한 국민들은 도와줘야 한다’라고 했는데, 이 말을 자른 것은 유감”이라며 “정치가 이런 것인가 또 새삼 느끼게 된다. 굳이 이렇게 수준 낮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제는 우리 정치의 수준을 올릴 때”라고 밝혔다.

앞서 최 전 원장은 전날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이 정부의 목표 중 ‘국민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정부가 왜 책임지나, 그건 북한식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준비 안 된 후보’라는 비판이 나오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최 전 원장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말은 국가가 간섭한다는 말이고, 이 간섭은 언제라도 더 심한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역사는 말한다”며 “정부가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말로 간섭하고, 통제하고, 규제하겠다는 것은 곧 전체주의로 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전체주의로 가자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책임질 것처럼 말하는 것은 감언이설이고 더 나아가서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은 각자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려 노력하고 정부는 그런 국민을 돕는 것. 그게 바로 제대로 된 국정이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다”라며 “물론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 제1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6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1.8.6.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6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1.8.6. 뉴스1

이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해명이라고 한 말이 더 문제”라며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은 말 그대로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책임의 뜻을 굳이 왜곡해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책임이 간섭과 같은 말이라는 생각은 최 전 원장만의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책임진다는 것이 곧 전체주의로 흐른다는 최 전 원장의 주장은 아연실색할 정도로 허무맹랑하다”며 “최 전 원장 말대로라면 국민의 삶을 책임지라고 말하는 우리 헌법이 전체주의를 말하고 있다는 거다. 이게 무슨 망발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복리 증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대통령의 당연한 의무”라며 “국가를 이끌 문제에 진지한 고민도 없는 사람은 대통령은커녕, 정치인으로서의 자격도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줌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기본금융 관련 5차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2021.8.10.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줌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기본금융 관련 5차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2021.8.10.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 측도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최 전 원장이 꿈꾸는 세상은 무엇인가, 설마 무정부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 리더는 어떤 자리인가, 정부의 존재 이유를 모르고 한 말인가, 알면서도 내던진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최 전 원장이) 공부를 더 하겠다며 민망한 미소를 보였던 것이 더 나았다. 국가의 존재 이유, 국가 리더의 책무에 대해 아직 잘 모르면 차라리 침묵하라”며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고 책임져야 한다. 국민을 외면하는 개인이나 정부는 스스로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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