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이기진]대전 UCLG총회와 도시브랜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다양한 음식프로그램 등 개발
해외 방문객들의 시선 끌어야

이기진 대전충청취재본부장
이기진 대전충청취재본부장
내년 10월 대전에서 열리는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의 개최 효과를 두고 전문가 사이에서 말이 나오고 있다. 도시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평가도 있고, 대전시가 과대 포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22 대전 UCLG 총회는 140개 가입국의 지방 정부와 유엔 등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4박 5일 일정의 행사. 시는 최대 5000명까지 참가할 것이라고 한다.

대전시는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30년 만의 최대 국제행사’ ‘지역생산유발효과 384억 원’이라며 홍보하고 있다. 이사회와 조직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이제 유치 성과나 개최 효과 논의는 접어두고 실질적인 준비에 나서야 한다.

먼저 UCLG 총회는 1993년 열렸던 대전엑스포와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대전엑스포는 대중 참여 행사다. 정부와 기업이 주도하고 전폭적인 지원과 투자가 뒤따랐다. 관람객 1400만 명이라는 기록을 경신해 대전도시발전은 ‘엑스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반면 UCLG 총회는 일종의 행정 이벤트이며 마이스(MICE) 콘퍼런스다. 콘텐츠도 세계도시평화구축,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지방분권 등 일반인의 관심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따라서 마이스 콘퍼런스가 갖는 후광(後光) 효과를 어떻게 낼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총회 성과란 대전의 도시 브랜드를 향상시키는 일이다. 또 회의 시간 이외 관광, 숙박, 식사, 쇼핑, 문화예술공연 관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갑을 열도록 하고 이를 지역경제적 효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마이스 국가이자 도시인 싱가포르나 아시아경기 등 각종 국제대회 경험이 앞선 인천의 사례는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특히 두 도시는 도시 관광 이외 음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로 참가자들을 매료시켰던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음식은 강력한 기억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관광지인 가든스 바이더 베이(Gardens by the Bay)나 센토사섬 같은 관광지 이외에도 미슐랭 스타급 레스토랑과 거리 음식을 프로그램으로 연계해 국제회의 방문객의 사랑을 받는다. 인천도 도심 속에서 만찬행사를 즐길 수 있는 시티 캠핑, 누들 체험 프로그램인 누들파이터(Noodle Fighter), 야생 산나물을 채취해 직접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비빔밥 프로그램으로 방문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대전도 세계적 수준의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 성과와 볼거리를 어떻게 관광 루트화할 것인가, 대전만이 갖고 있는 역사와 전통, 문화를 어떻게 임팩트 있게 콘텐츠화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중앙시장 등 전통 시장과 엑스포다리와 같은 아름다운 경관에서의 음식 프로그램 개발도 적극 고려할 만하다. 향후 구성될 자문위원회는 관변 단체보다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는 실천 조직을 참여시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일하는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

이기진 대전충청취재본부장 doyoce@donga.com
#대전시#세계지방정부연합 총회#도시브랜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