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격수업 첫날 곳곳 혼란…“2학기 전면등교 기대했는데 실망”

  • 뉴시스
  • 입력 2021년 7월 14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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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89% 원격수업…"학생·교원들 빨리 적응한 편"
돌봄인력 접종 겹쳐…"백신 접종 당일도 쉬지 못해"
급식 멈춰 영양 공백 우려…"인원 적어 급식비 올라"

서울 유치원·학교가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첫날인 14일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e학습터, EBS 온라인클래스 등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2일 인천·경기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데 이어 서울도 14일부터 원격수업을 실시했다. 교육부가 공개한 유·초·중·고 수업 현황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수도권 7768개교 중 6944개교(89.4%)가 화상수업 등 원격수업을 실시했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세 번째 학기를 마치는 시점인 만큼 학생과 교직원들은 대체로 빠르게 원격수업에 적응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원격수업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곳곳에서 원격수업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불만도 제기됐다. 일부 학생들은 오랜만에 LMS에 접속하느라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해킹 당해 제대로 원격수업을 듣지 못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원격수업을 실시한 서울 한산초등학교 김태림 교사는 “수업은 전반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됐으나, 1교시 때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4번 정도 시도했고, 긴급돌봄 교실에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한 차례 튕기기도 했다”면서 “수도권 전면등교 영향으로 이용자들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 @ipu***는 이날 오전 “e학습터가 먹통이 돼 1·2교시를 날리고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이용자 @eur***는 “EBS 온클 오류로 화면이 넘어가지 않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방학을 며칠 남겨둔 학교는 수업을 진행하는 대신 화상수업 프로그램만 켜놓고 교사가 각자 자습하라고 하거나 간단한 과제만 내주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선 수도권 초등학교들은 긴급돌봄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서울 무학초등학교는 전교생 447명 중 74명이 긴급돌봄을 신청해 돌봄교실 3개 반을 증설했다. 원격수업 돌보미도 추가로 채용했다.

지난 13일 시작된 유치원 및 초등1~2학년 교사와 돌봄인력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원격수업·긴급돌봄 시기와 겹치면서 차질을 빚기도 했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긴급돌봄 수요가 늘어나자 접종 후에도 쉬는 대신 출근하게 됐다는 얘기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교직원이 백신을 접종하는 당일 공가로 처리하고, 이상반응으로 휴가를 신청하면 병가로 인정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수도권 모든 학교의 원격수업 전환으로 매일 등교를 하던 초등 1·2학년 학생들의 긴급돌봄 참여가 늘어났다”며 “방학을 앞두고 짧게는 3일, 길게는 7~8일을 위한 단시간 근무자를 구하지 못한 교사들이 긴급돌봄을 맡는 사례가 많은 학교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가 급하게 문을 닫자 급식도 멈췄다. 맞벌이 학부모 자녀 등 긴급돌봄 대상은 학교에서 급식을 제공하지만, 다른 학생들은 각 가정에서 급식을 해결해야 하다 보니 영양 공백 우려도 나온다.

심금순 한산초 교장은 “학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은 급식이고, 아이들이 밖에도 나갈 수 없고 도서관조차 갈 수 없기 때문에 아쉬움이 큰 편”이라며 “급식인원이 적어 단가도 올리게 됐고 학부모들에게도 안내된 상태”라고 말했다.

중학생 1명과 초등학생 2명의 자녀를 둔 학부모 유수옥(42)씨는 “아이들은 지난해 원격수업을 낯설고 힘들어했지만 올해는 적응이 돼 잘 따라가는 편”이라면서도 “2학기 전면등교 얘기를 듣고 엄청 기대했는데 확진자가 크게 늘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게 돼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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