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확산에…英 다시 마스크 쓰고 佛 방역 강화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2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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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당분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가 델타 변이 확산에도 마스크 착용 의무 등 모든 봉쇄조치를 없애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단계적 봉쇄령 해제를 강행하던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방역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대국민 담화 발표를 예정하면서 유럽 내 ‘델타 변이’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존슨 총리는 11일(현지 시간) 저녁 기자회견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봉쇄조치를 완전히 풀면 확진자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며 “주의가 필수적이며 그동안 이룬 성과를 무효로 만들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19일 봉쇄조치 완전 해제와 관련한 최종 입장을 12일 저녁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 등이 발표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존슨 총리는 앞서 5일 봉쇄조치 완전해제 계획을 발표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개인의 선택”이라고 했다.

존슨 총리의 변화를 반영하듯 나딤 자하위 영국 백신담당 정무차관은 11일(현지 시간)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질문에 “19일 규제가 풀려 마스크 착용 법적 의무가 사라지더라도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에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라고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실내와 밀폐된 공간에서는 착용이 요구된다’는 지침을 내릴 방침이라고 자하위 차관은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19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1m), 재택근무 등 코로나19 관련 봉쇄조치를 완전 해제하겠다고 5일 선언했다. 영국은 11일 기준 전체 성인 인구의 87%가 1차, 66%가 2차 접종을 완료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7일 이후 연일 3만 명이 넘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규제를 풀면 상황이 더 악화된다”는 비판이 커졌다. 제1야당 노동당과 의학 분야 전문가들도 규제를 풀면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와 함께 영국을 이루는 한 축인 웨일스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는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오후 9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델타 변이의 위험성과 새로운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식당 술집 수용인원 제한 재도입, 각종 문화예술 스포츠 행사 입장 시 백신접종기록, PCR테스트 음성 확인서 지침 등이 담길 것이라고 르 피가로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0월에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봉쇄령을 발표했다.

프랑스도 델타 변이로 인한 4차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신규 확진의 55.3%가 델타 변이 감염자다. 지난달 1000명 내외까지 감소했던 신규확진자는 이달 10일 이후 4000명 대로 증가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위험이 커지고 있다. 인구 10만 명 당 감염자 수는 20~39세가 65명에 달해 22명에 그친 40~59세의 3배에 달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젊은층은 코로나19 감염률이 높아지는 반면 백신 접종률은 떨어져 자칫 고령층 감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난해와 같은 대유행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2차 유행에 따라 식당 영업폐쇄 등 봉쇄조치를 실시했다. 올해 5월 19일 식당 영업이 반년 만에 재개된 후 이달 10일 나이트클럽 운영 허용 등 단계별 봉쇄해제가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가 지난달 하루 1000명대에서 현재 4000명 대까지 치솟은 상태. 르몽드는 “12일 보건방위협회의를 통해 새로운 제한 조치의 수위가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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