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하루 전 기소된 강간범 ‘휴지에 남은 DNA에 덜미’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입력 2021-06-11 14:05수정 2021-06-1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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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20여 년 전 강간 사건 범인이 유전자(DNA) 분석을 통해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1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2001년 3월 제주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피해자를 강간한 50대 A씨를 20년 만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주거침입강간) 혐의로 최근 기소했다.

사건 발생 당시에는 목격자가 없고 CCTV도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당시 범인이 사건 현장에 남긴 단서는 정액이 묻은 휴지 뭉치가 유일했다.

경찰은 휴지 뭉치에 묻은 정액에서 피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를 발견했지만, 당시에는 DNA와 일치하는 인물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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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19년 만인 2019년 3월 대검찰청에 한 통의 DNA 분석 결과가 도착했다. 이는 해당 DNA가 A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이미 2009년 5월에 징역 18년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복역 중인 상태였다.

A씨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2004년 제주를 떠났고, 이후 2009년까지 인천, 경기, 서울 등지에서 강간 등 성범죄 18건과 강력범죄 165건 등 모두 183건의 범죄를 추가로 저지르다 인천에서 검거됐다.

서귀포경찰서는 다른 지역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A씨를 제주교도소로 이감해 추가 수사를 진행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며, 제주지검은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인 지난 3월 2일 A씨를 기소했다.

지난 4월 8일 첫 재판을 받게 된 A씨는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누군가 자신의 DNA를 휴지에 넣고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귀포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 집에서 발견된 휴지에 누군가 A씨 정액을 묻혀 조작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한 정황이 있었다면 기소도 어려웠을 것”이라 전했다.

한편, A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은 오는 14일 오후 휴지 뭉치 DNA를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원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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