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쏟아진’ SNS 제보에 급식 대책 내놓은 軍…실효성은?

뉴스1 입력 2021-05-07 17:27수정 2021-05-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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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격리장병 생활 여건 보장’을 위한 제11차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 오는 10일부터 각 부대 여건에 따라 중대 단위 휴가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국방부 제공) 2021.5.7/뉴스1
군 장병들의 소셜미디어(SNS) 제보로 촉발된 ‘격리장병 처우논란’이 군을 움직이게 했다. 군 당국의 사과와 각종 대책이 연일 발표되는 상황 속 실제 장병 생활여건은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방부는 7일 오전 서욱 장관 주재로 제11차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장병들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놨다. 급식부터 격리시설·휴가·방역지침·고충상담채널까지 다룬 그야말로 ‘종합대책세트’다.

특히 이번 대책 중엔 병사 급식비 인상과 중대단위 휴가 시행이 눈에 띈다. 이번 논란이 ‘부실 급식’과 ‘열악한 격리시설’을 중심으로 불거진 만큼 국방부도 관련 문제에 집중한 모양새다.

앞서 이번 논란은 휴가 복귀 후 예방적 격리되는 장병에 부실한 식사가 제공된다는 제보가 SNS에 확산되면서 시작됐다. 군은 ‘배식실패’라고 해명하며 격리장병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대답을 내놨지만, 유사한 제보가 연일 쏟아지며 논란은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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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일부 부대선 “고산지대에 자리해 마땅한 격리시설을 구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병사들을 화장실도 없는 폐건물에서 지내게 한 사실이 드러나며 군을 향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경기도 공군 방공관제부대를 방문, 격리장병에게 지원되는 도시락의 내용물과 제공절차, 격리시설 여건 등 전반적인 방역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1.4.29/뉴스1
서 장관은 지난달 26일 긴급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격리장병 급식 문제 해결을 위해 ‘배식 시 간부 입회’·‘주요메뉴 10~20g 증량’을 제시했다. 격리시설이 부족한 격오지의 경우 격리병사를 상급부대나 민간 격리시설로 이송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이 내놓은 해결책이 ‘불충분’하단 지적이 잇따랐다. 군 안팎에선 “군 급식 문제는 고작 10~20g 증량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거나 “격오지뿐 아니라 부대 전반의 격리시설 확보를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일부 부대선 상부 지침에 따라 격리장병에 우선 배식하다 보니 일반장병의 급식이 부실해졌다는 제보까지 등장하며, 군 급식 문제가 단순 ‘배식실패’를 넘어 예산 부족에 있다는 주장까지 일었다.

소셜미디어상에 ‘부실 급식’으로 제보된 군 급식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정치권에서도 군 장병들의 한 끼 급식비(2930원)가 고등학생 급식비(3625원)보다 낮게 책정돼있는 건 문제가 있다며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국방부는 군 급식비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본급식비(하루 급식비)를 내년도 1만5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국회·재정당국 등과 적극 협의하겠다”며 병사의 한 끼 급식비를 3500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올해엔 육류 등 선호메뉴 증량과 자율운영부식비를 현 200원에서 300원으로 확대해 병사들의 급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에 당장 필요해진 예산의 경우 국방비를 이·전용하거나 ‘비선호 식자재 감량’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격리시설 부족과 관련해선 오는 10일부터 중대단위 휴가를 시행해 병사들을 격리시설 대신 생활관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 중대단위 휴가 시 부대 인원의 35%까지 휴가를 허용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국방부는 PX(부대 매점)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는 격리장병들을 위해 ‘PX 이용 도우미’를 운용하거나, ‘익명성’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휴대전화 기반 신고채널도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휴가 방침은 중대급 건제단위 휴가 시행이 가능한 부대에만 적용된다. 방역관리가 제한되는 부대는 현 ‘군내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부대 병력의 20% 이내만 휴가를 나갈 수 있어, 한계가 존재한단 지적이 나왔다.

한끼 급식비를 2930원에서 3500원 수준으로 올린 다고 해서 식단의 질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다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비상상황에서 빠듯한 급식예산으로 인한 급격한 질 저하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시행가능한 범위 내에서 1차적으로 대책을 발표했다”며 “추후에 예하부대의 의견을 수렴해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군이 ‘장병 처우’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다양한 개선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을 위해선 결국 부대 지휘관의 ‘관심과 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중앙에서의 대책 뿐 아니라 일선부대에서의 노력도 거듭 촉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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