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중위권 붕괴’ 심각…상위권도 줄어 ‘학력 저하’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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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26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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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들이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전국 중·고등학교 코로나 교육격차 실태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4.26/뉴스1 © News1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들이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전국 중·고등학교 코로나 교육격차 실태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4.26/뉴스1 © News1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전국 8개 시·도 31개 시·군·구 중·고등학생의 2019년 1학기와 2020년 2학기 국·영·수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결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 뉴스1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전국 8개 시·도 31개 시·군·구 중·고등학생의 2019년 1학기와 2020년 2학기 국·영·수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결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중·고등학교 중위권 붕괴가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학교의 경우 상위권과 하위권이 모두 늘어난 ‘학력 격차’가, 고등학교는 상위권과 중위권이 동시에 줄어든 ‘학력 저하’가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26일 ‘2020년 코로나19 학력 격차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경기·강원·광주·대구·부산·전북·충남 등 8개 시·도 31개 시·군·구 내 560개 중학교(2학년)와 413개 고등학교(1학년)의 2019학년도 1학기와 2020학년도 1학기 국·영·수 학업성취도를 비교·분석한 자료다.

사걱세는 성적별로 A등급은 상위권, B~D등급은 중위권, E등급은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중·고등학교 모두에서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이후에 중위권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의 경우 2019년 1학기 중위권 비율이 49.3%였지만 2020년 1학기에는 43.5%로 5.8%P 줄어들었다. 고등학교 역시 2019년 1학기에는 중위권 비율이 54.8%에 달했지만 2020년 1학기에는 50.4%로 4.4%P 감소했다.

중학교만 놓고 보면 중위권이 줄고 상·하위권은 모두 늘어나 학력 격차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학기 28.5%였던 상위권 비율은 2020년 1학기 30.8%로 2.3%P 늘었고 2019년 1학기 22.2%였던 하위권 비율은 2020년 1학기 25.7%로 3.5%P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고등학교는 전반적인 학력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2019년 1학기 18.5%였던 상위권 비율이 2020년 1학기 17.2%로 1.3%P 줄어든 반면 하위권은 같은 기간 26.7%에서 32.4%로 5.7%P나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걱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줄면서 발생한 학습 손실로 인해 평균적 학습 수준을 유지하던 중위권이 중·고등학교에서 모두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고등학교는 등교수업 축소를 고려해 평가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대입 준비 영향 탓에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며 “일정 수준의 시험 난이도가 유지되면서 하위권이 특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역에 따른 학습 격차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8개 시·도별로 국·영·수 과목 가운데 E등급을 받은 학생이 전체의 40%가 넘는 비율을 산출한 결과 A·B·C 등 지역 고등학교는 5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에서 E등급 받은 학생이 전체의 40%가 넘는 과목이 57.6%에 달한 곳도 있었다.

고등학교에서 E등급 학생이 40% 이상인 과목 비율이 D지역은 14.3%, E지역은 15.2% 등으로 집계된 것과 비교해 격차가 뚜렸했다.

중학교의 경우 지역에 따른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국·영·수 과목 가운데 E등급을 받은 학생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과목 비율이 8.5%~29.2%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보면 국·영·수 과목 가운데 E등급을 받은 학생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과목 비율은 중학교가 평균 14.1%, 고등학교는 35.1%로 집계됐다.

사걱세 관계자는 “고등학교에서 하위권이 대폭 늘어난 것과 같이 E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높은 과목도 중학교보다 고등학교에서 두드러지게 많았다”며 “고등학교 학력 저하 상황이 심각한 우려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학력 결손이 지속되고 격차가 고착화된다면 학생들은 배움을 생동시키는 흥미와 자신감, 자기효능감을 회복하기 어려운 지점에 봉착할 것”이라며 “교육당국은 이 문제를 시급히 진단하고 학교 현장에서 이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장·단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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