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손님맞이냐”…알래스카 칼바람만 분 美·中 첫날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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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19일 0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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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갖는 첫 고위급 회담 시작부터 이례적으로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며 대립각을 세웠다. 양국은 결국 회담 첫날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끝냈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에서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국을 대표해 자리했다.

이날 양국 대표들은 회담 시작과 동시에 불꽃 튀기는 설전을 펼쳤고, 이후 오후 7시45분(한국시간 오후 12시45분)께 진행된 2차 회담 역시 외신들의 예상을 깨고 1시간 여만에 종료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양측이 회담 첫날 핵심 안건에 대해 이렇다 할 논의도 없이 서로 극렬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앞서 1차 회담 모두발언에서 신장 위구르자치구, 홍콩, 대만 인권 문제 등에서 서로를 맹비난하며 대립각을 세웠는데, 이미 냉랭해진 분위기 속에서 견해 차를 좁히기엔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美中, 모두발언서부터 ‘신경전’ : 앞서 미중은 첫 회담 모두발언부터 서로를 향해 예상외로 높은 수위의 공격를 퍼부었다.

미국 측 대표로 참석한 설리번 보좌관과 블링컨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신장과 홍콩, 대만 문제 등을 언급하며 중국의 ‘핵심이익’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자치구와 홍콩, 대만을 겨냥한 각종 탄압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이러한 중국의 행태가 “세계 안정을 유지하는 규칙에 근거한 질서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사이버 공격, 동맹국들에게 가하는 경제적 압박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 역시 단호한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과 갈등을 추구하진 않지만 우리는 항상 우리의 원칙, 국민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우호국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의 동맹국과 중국간 벌어진 분쟁에 미국이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이 같은 공격에 중국 측은 서로의 일은 서로가 알아서 처리하자“고 맞받아쳤다.

양 국원은 모두발언에서 ”신장, 홍콩과 대만 모두 분리될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며 ”미국의 내정 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 국원은 ”미국의 인권은 최저 수준“, ”미국에서 흑인들이 학살당하고 있다“ 등 거친 표현까지 동원해 바이든 행정부가 신장 위구르자치구 지역의 인권 문제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중국 측 대표인 왕 부장은 회담 직전 미국의 제재 발표에 대해 ”우리는 미국 정부의 초청으로 이곳에 왔는데, 새로운 제재 조치를 발표하는 것은 손님을 맞이하는 방법이 아니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 ‘외교적 결례’ 상호 비난 : 미국은 1차 회담 모두발언 직후 ”중국이 약속된 시간을 어기고 모두발언을 15분이나 이어갔다“며 중국 측이 ‘외교 결례’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중국은 회담에 앞서 2분간 모두발언을 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중국 대표단 측은 이를 무시하고 발언을 15분이나 이어갔다는 게 미국 측의 설명이다.

이후 기자들이 퇴장하려고 하자, 미국 측은 취재진을 방 안에 머물게 하며 응수했고 양측은 1시간 가깝게 공방을 벌였다.

미 정부 관계자는 ”중국 대표단은 (미국과의 대화보다) 전 세계에 알려질 공개 발언에 초점을 맞추고, 그 내용보다는 눈길을 끌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며 ”사전 협의 사항을 위반함으로써 중국은 그 사실을 분명히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중국 관영 CCTV는 ”미국이 먼저 연설 시간을 크게 초과했다“고 반발했다. CCTV는 이번 논란과 관련 ”중국은 성의를 다해 앵커리지에서 미국과 전략대화를 했다“며 ”또한 사전에 합의한 절차와 일정에 따라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미국 측이 먼저 연설 시간을 크게 초과했고, 중국 국내·외 정책에 대한 무리한 공격을 하며 분쟁을 일으켰다. 이는 손님을 대하는 방법도 아니고 외교 의례에도 맞지 않아 중국은 엄정하게 대응했다“고 반박했다.

◇ 2차 회담, 1시간 여만에 종료…”많은 대립 있었다“ : 1차 회담 후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미중 알래스카 2차 회담이 한시간 여만에 막을 내렸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보도했다.

당초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미중 대표 측이 3~4시간 가량 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을 깨고 양측은 회담을 1시간 정도만 진행한 채 자리를 떠났다.

양 국원과 왕 부장이 이미 회담이 열린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캡틴 쿡 호텔을 떠나 숙소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많은 대립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미중 3차 회담은 알래스카 현지시간 19일 오전 9시~9시30분(한국시간 20일 오전 2~2시30분)께 열릴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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