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사단 ‘별들의 무덤’ 된 까닭…역대 사단장 7명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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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4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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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제22사단 장병들의 포사격 훈련. 2017.1.2 © News1
육군 제22사단 장병들의 포사격 훈련. 2017.1.2 © News1
강원도 고성군 일대 전방철책 및 해안경계를 담당하는 육군 제22보병사단(율곡부대)이 또 다시 ‘별들의 무덤’이 되고 말았다.

지난달 16일 발생한 북한 남성의 이른바 ‘수영 귀순’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이 표창수 22사단(소장·육사 47기)을 보직해임하고 그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것이다.

현행 군인사법은 제16조의2에서 “장성급 장교는 직위에서 해제되거나 보직기간이 종료된 후 같은 계급 이상의 다른 직위에 보직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현역에서 전역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성급 장교가 무보직 상태가 되면 자동 전역된다는 얘기다.

22사단은 과거에도 관할 구역 내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사고 때문에 사단장이 보직해임되는 경우가 많았다.

일례로 1980년대 이후 발생한 군내 총기 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일명 ‘조준희 일병 총기 난사 및 월북사건’이 이곳 22사단에서 발생했다.

1984년 6월26일 당시 22사단 56연대 4대대 소속이던 조 일병은 내무반에 수류탄을 투척하고 잠자던 동료 사병들에게 M-16 소총을 난사한 뒤 북한으로 도주했고, 이 과정에서 내무반 동료와 조 일병 추적에 나선 병사 등 모두 15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조 일병을 잡기 위해 차단작전에 투입됐던 수색대원 중에서도 4명이 지뢰를 밟아 숨졌다. 이 사건으로 장기하(육사 14기) 초대 사단장과 연대장·대대장 등이 모두 보직 해임됐다.

또 1998년 12월4일엔 이 부대 강모 상병이 공용화기 사격장에서 습득해 보관해온 무반동총 불발탄을 병사 휴게실에서 분해하던 중 폭발, 강 상병을 포함한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2005년 4월13일엔 소형 어선 ‘황만호’ 선장 황홍련씨가 만취 상태에서 배를 몰다 북방한계선(NLL) 너머로 월선했다가 18일 만에 우리 측으로 송환되는 ‘황만호 월북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 두 사건 때문에 류선준(육사 27기)·임치규(육사 31기) 당시 사단장이 각각 문책을 당했다.

아울러 2005년 12월 예비역 중사 정모씨 등 2명이 22사단 예하 대대 탄약고에서 K-2 소총 2정과 수류탄 6발, 실탄 700정을 탈취하는 사건이 발생해 연대장 이하 영관급 간부들이 군복을 벗었다.

이어 2009년 10월엔 폭행전과로 지명수배 중이던 강동림이 22사단 지역 철책을 자르고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해 이양구(육사 35기) 당시 사단장 이하 연대장·대대장·중대장 등이 줄줄이 보직해임됐다.

2012년 10월엔 북한군 병사의 우리 군 일반전초(GOP) ‘노크 귀순’ 사건이 22사단 경계구역 내에서 발생해 조성직(육사 38기) 당시 사단장를 비롯해 연대장·대대장이 보직해임됐다.

그리고 2014년 6월21일 22사단 GOP에서 근무하던 임도빈 병장이 주간 경계근무 복귀 후 K-2 소총을 동료 병사를 향해 난사한 뒤 무장탈영하는 일명 ‘임 병장 사건’이 발생했다.

이틀 뒤인 23일 임 병장이 자해 미수로 군 병력에 체포되기 전까지 장병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던 일부 동료 장병들은 의병 전역했다. 이 사건으로 서상국(육사 40기) 당시 사단장 등이 역시 보직해임됐다.

‘수영 귀순’ 사건 발생 이전에 작년 11월엔 22사단 경계구역 내에서 탈북민이 철책을 넘어오는 이른바 ‘월책 귀순’ 사건도 일어났다. 이때는 대대장에 대한 경고조치 외엔 추가 문책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 5월부터 22사단장을 맡아온 표 사단장은 그로부터 3개월여 만에 ‘또 다른 귀순’ 사건으로 결국 보직해임 처분을 받게 됐다.

유달리 사건·사고가 많았던 22사단이긴 하지만, 이 부대 지휘관을 맡았다고 해서 모두 진급에서 누락되거나 보직해임 당하는 일을 겪진 않았다.

이성출 예비역 대장(육사 30기)은 22사단장 임기(2002~4년)를 모두 마치고 나서 중장·대장까지 진급해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역임한 뒤 2009년 전역했다.

2014~16년 이 부대 사단장이었던 최병혁 예비역 대장(육사 41기) 또한 대장까지 진급해 2020년까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으로 근무했다.

김정수 육군사관학교장(중장·육사 43기)는 2016~18년,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장을 지낸 권영호 지상작전사령부 작전참모부장(소장·육사 45기)는 2018~20년 각각 22사단장으로 근무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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