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의 회복 첫 걸음’…육해공에서 백신 수송 작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4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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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명분의 코로나 백신을 실은 트럭이 경찰의 삼엄한 호위를 받으며 이송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5만 명분의 코로나 백신을 실은 트럭이 경찰의 삼엄한 호위를 받으며 이송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내 첫 접종이 이뤄질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24일 공식 출하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8만 명분(157만회 분)을 이날부터 5일 동안 경기 이천시 물류센터로 보낸다. 25일에는 물류센터에서 전국 각지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요양 및 재활시설 1900여 곳으로 배송한다. 26일부터 3월까지 이들 시설 내 65세 미만인 사람이 백신을 맞게 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열린 출하식에서 “국민들의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백신 접종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며 “트럭에 실린 백신이 희망의 봄을 꽃 피울 씨앗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백신이 실린 차량 저장고에 ‘임의개봉 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붉은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 육해공에서 백신 수송 작전

첫 백신 출하 및 이송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긴박하게 진행됐다. 안동에서 오전 10시 30분경 출하되기 시작한 백신은 영상 2~8도를 유지하는 전용 컨테이너에 담겨 냉장 운송트럭(5t 규모)에 적재됐다. 이 트럭은 안동에서 경기 이천 물류센터까지 184km 구간을 경찰 특공대, 기동대 등의 호위를 받으며 운행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통합관제센터에서는 이 트럭의 위치와 온도, 백신수송용기 온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했다. 냉장장치가 고장날 것에 대비해 예비 수송 트럭도 함께 후송대열에 참여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이 경찰 경호속에 경기도 이천의 한 물류센터로 이송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이 경찰 경호속에 경기도 이천의 한 물류센터로 이송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낮 12시경 이천 물류센터에 도착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하역 후 센터 내 도크에 보관됐다. 물류센터는 이미 국가 보안시설로 지정됐다. 무장한 군인, 경찰 등이 삼엄한 경계 작전을 펼친다. 또 화재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소방인력 6명도 현장에서 대기한다.

이천 물류센터에 입고된 백신은 24일 저녁부터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특히 제주도 물량 1만9500명분은 이날 오후 7시 이천을 출발해 전남 목포항을 거쳐 선박으로 25일 오전 제주에 도착한다. 울릉도 등 도서지역 배송에는 군용 헬기가 동원된다.

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공급되는 화이자 백신 5만8500명 분은 26일 낮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다. 화이자 백신은 27일부터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코로나19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될 예정이다.

● “백신 접종 끝나도 코로나19 계속”

24일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에 도착한 코로나 19 백신이 삼엄한 경비속에 내려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4일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에 도착한 코로나 19 백신이 삼엄한 경비속에 내려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질병관리청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을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날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이 정도면 유효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기준을 모두 넘어섰기 때문에 안전하고 유효한 백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는 11월이 되더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교수는 “백신 접종 이후에도 면역반응 형성까지는 1, 2주 시간이 필요하다”며 “11월 접종이 끝나도 코로나가 없던 시기로 돌아갈 수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으로 인해 경각심이 무뎌져서 또 다른 큰 유행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방역수칙 준수와 예방접종 참여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
김소영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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