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만 10조… 고삐 못잡는 가계대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빚투’ 열풍에 증가폭 다시 커져
은행서 7조6000억 1월기준 최대
‘대출 규제’ 전망에 가수요 는듯

올해 1월 금융권 가계대출이 10조 원 넘게 불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당국과 은행의 ‘가계대출 조이기’에도 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10일 내놓은 ‘1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10조1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지난해 11월 18조7000억 원에서 12월 8조8000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이달엔 다시 10조 원대로 불어났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7조6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1월 증가액 기준으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전까지 역대 최대 증가세를 보였던 지난해 1월(3조7000억 원)의 2배가 넘는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1월 13조6000억 원 급증했으나 당국과 은행권이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12월에 6조7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제2금융권에서도 1월 가계대출이 2조5000억 원 늘었다.

대출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보다 5조8000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은행권 주담대가 5조 원을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 12월(6조3000억 원)보다는 작지만 1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1월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도 전달보다 4조3000억 원 증가했다. 당국과 은행이 지난해 말 신용대출 집중 규제에 나서면서 은행권의 12월 신용대출은 4000억 원대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올해 1월엔 다시 2조6000억 원 불어났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주택 거래, 공모주 청약 등으로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신용대출 규제가 강화될 것을 우려해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대출#빚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