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제 투약환자 사망’ 벌금받은 의사…2심은 금고형

뉴시스 입력 2021-01-21 12:36수정 2021-01-2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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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후 책임 회피 위해 기록 수정
1심서 벌금 700만원…2심서 금고 8개월
'허위기록 작성' 간호사는 벌금 300만원
70대 환자의 과거 병력 등을 파악하지 않고 마취제를 과다 투여해 사망케 한 의사가 2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최한돈)는 21일 업무상과실치사등 혐의로 기소된 의사 이모(42)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금고 8개월에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아울러 사건 발생 후 이씨의 지시에 따라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간호사 백모(33·여)씨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원을 판결한 원심을 유지하고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마취과 의사로서 환자가 갑작스러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수술실이나 근처에서 환자의 위험을 관찰하고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술실에서 나갔다”며 “백씨가 전화를 했음에도 복귀하지 않았고, 한 차례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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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같은 이씨의 행위는 마취 의사로서 피해자인 환자를 보호할 때 필요한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이같은 이씨의 과실과 심정지로 인한 피해자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 역시 충분히 인정된다. 이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는 이유가 있어 이 부분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진료기록 허위작성 등 의료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피고인들과 검찰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 측은 당시 피해자가 이미 심정지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응급환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를 응급환자로 본 원심은 정당하다”며 “이씨는 진료기록 사본을 보내지 않았어도 구두로 상태를 설명했으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하지만 이를 진료기록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고 판단,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피고인들의 진료기록 허위작성과 관련한 의료법 위반 혐의를 보면 이씨는 백씨와 일부 진료기록을 옮겨 적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지 허위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한다”면서 “진료기록 변경사항 및 내용을 종합하면 범의 역시 충분히 인정되므로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1심에서 일부 무죄가 선고된 부분에 대한 검찰의 항소 역시 기각했다.

재판부는 “금고형의 실형을 선고한 상태로 통상의 경우라면 법정구속을 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 구치소 감염병 상태 등을 고려해 판결 확정이 될 때까지 집행은 하지 않도록 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2015년 12월 어깨 수술을 받으러 온 A(당시 73세)씨에게 수면·흡입·국소마취제를 사용했는데 두 가지 약제를 혼합 사용할 경우 투여량 조절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다른 의사 박모씨로부터 수술을 받는 도중 혈압과 맥박 등이 측정되지 않았다. 이에 이씨는 A씨에게 마취 해독제 등을 투여하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결국 A씨는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고혈압 등 과거 병력이 있었지만, 이씨는 이와 관련해 집도의와 상의 없이 마취제를 투여했다. 간호사 백씨로부터 호출을 받고도 신속히 수술실로 가지 않고 휴식을 취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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