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 전문 인력 양성”… 푸드테크-미래식품 계약학과 신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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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올해 시행 ‘기능성 식품…’ 큰 호응, 내년 2개 계약학과 석사과정 확대
실무 위주 교육 ‘맞춤형 인재’ 육성… 전공 기초 등 체계적인 이론 수업도
“식품산업 분야 ‘국가 경쟁력’ 확보”


《건강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 식품을 비롯한 미래 식품 산업에 대한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다. 기대수명이 늘고 비만·당뇨 등 식습관 관련 질환이 증가하면서 질병 예방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기능성식품 시장도 연평균 11.2%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또한 K푸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세계에서 주목받는 한류(韓流)가 식품 분야에서 두드러지면서 기능성 식품, 고령 친화 식품,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융합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손꼽히는 식품 산업의 선도 인재 양성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2학기에 처음으로 기능성 식품 계약학과를 개강해 운영한 데 이어, 내년 2학기에는 푸드테크, 미래식품 계약학과를 운영해 엘리트급 인재를 육성한다. 정부의 5대 유망식품 육성을 통한 식품산업 활력 제고 대책에 따라 급부상 분야를 선도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식품분야 계약학과를 수료한 핵심 인력들이 향후 식품 산업 성장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관·학 협력의 모범 사례로도 손꼽히고 있다.

일·학업 병행하며 맞춤형 전문가 양성


계약학과란 대학이 기업 등 산업체와 계약을 맺고 맞춤형 학과를 신설해 운영하는 제도다. 산업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대학에서 맞춤형으로 육성하기 때문에 산·관·학 협력이 필수적이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맞춤형 전문가 양성 효과도 크다.

농식품부는 올해 3월 기능성 식품 분야의 연구개발(R&D) 핵심 인력 양성을 목표로 기능성 식품 계약학과 사업을 시작했다. 한양대와 고려대(세종캠퍼스)에 관련 분야 석사과정을 설치해 학교별로 20명씩 1기 신입생을 모집했다. 기능성 식품 중소·중견기업이 대학과 협약을 맺고 ‘10개월 이상 재직한 대졸자’를 대상으로 교육생을 추천해 석사과정을 밟게 했다.

맞춤형 전문가 양성이 목표이기 때문에 커리큘럼은 철저하게 실무 위주로 짜였다. 고려대의 경우 △기능성 식품학 △기능성 식품공정공학 △생리활성검색법 특론 및 실습 등을 전공필수 및 선택 과목으로 수강한다. 기능성 식품을 전공한 교수진이 직접 기능성 원료의 개발부터 건강기능식품 완성에 필요한 기반 지식까지 이론과 현장 활용 기술을 강의한다. 식품법규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 근무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초빙해 정책 개발과 법 제정 이론, 관련 법령 모니터링법, 최근 정책 반영 상황 등 산업체가 의사를 결정하는 데 실제로 중요하게 봐야 하는 내용들을 강의한다.


농식품부는 기능성 식품 중소·중견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R&D에 특화된 석사 학위 과정으로 운영해 R&D 핵심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기능성 식품산업 시장이 성장하면서 산업체의 제조·R&D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교육과정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전문 대학원을 개설해 핵심 인력을 양성하기로 한 것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생산액은 2014년 1조1000억 원에서 2016년 1조5000억 원, 2018년 1조7000억 원으로 연평균 12.1%씩 성장했다.

이번 과정에 참여한 교육생에게는 등록금의 65%를 정부가 지원해 학비 부담을 크게 덜었다. 또 기능성 식품 세미나, 학회 활동, 기업 현장 애로 기술 해결 연구개발 과제수행 등도 온·오프라인으로 병행 하면서 교육생들의 교육 수요를 채워 줬다.

“전문교육에 큰 도움… 학과 정원 확대해야”

올해 2학기에 처음 시행한 기능성식품 계약학과 제도는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계약학과를 운영 중인 한양대와 고려대에 따르면 식품업체, 건강기능식품업체 등 196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8.4%가 기능성 식품 관련 전문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문 교육을 위한 기능성 식품학과(계약학과) 운영이 필요하다고 한 응답자도 무려 96.5%에 달했다. 상공업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식품 산업에서 전문 교육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결과다.


흥미로운 점은 실무 분야보다 이론 분야에 대한 교육 수요가 더욱 높았다는 점이다. 희망 교육과정을 묻는 설문에 전공실습(47.2%) 연구 프로젝트 실습(45.1%)보다 전공기초 이론(56.1%), 전공심화 이론(72.8%)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대학 측은 “현장에서 습득이 가능한 현장 전문성과는 달리 전공 이론은 대학이 아니면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창구가 부족하다”며 “재직자들의 교육 수요가 어떤지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김영준 고려대 기능성식품과학과 학과장은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기능성 식품 산업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두 대학이 계약학과 발전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기능성 식품에 이어 내년에는 미래식품과 푸드테크로 계약학과를 확대한다. 올해 2학기 개설한 기능성 식품 계약학과가 평균 3 대 1 경쟁률로 마감하면서 기업 수요 확대에 따라 내년에 추가로 2개 학과를 개강하게 됐다. 미래식품 계약학과에서는 소비자트렌드 변화에 따라 특수식품, 간편식품 등 분야를, 푸드테크 계약학과에서는 IT,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 융복합을 통한 융합형 인재 양성 교육을 진행한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공동 기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 산업#전문 인력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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