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日시장 도전 네이버 “스마트포털로 승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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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메신저 통해 발판 마련
블로그-카페 등 한 화면서 구현
온라인 커머스, 콘텐츠 전략 나서
“日장악한 구글 뛰어 넘을 것”

최근 일본 검색 서비스 시장에 세 번째 도전장을 낸 네이버가 ‘가두리 포털(가두리 양식+포털)’이라는 한국식 성공 방정식을 통해 일본에서 구글을 넘어서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검색 후에 다른 웹페이지로 넘어갈 필요 없이 쇼핑, 인물 정보 같은 자사 플랫폼 내에서 이용자들이 놀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14일 네이버 등에 따르면 시마무라 다케시 라인 선임 집행임원 겸 포털 미디어사업 총괄은 최근 사내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네이버 검색의 성공은 다른 웹사이트에서는 구할 수 없는 콘텐츠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있었다”며 “라인 검색도 콘텐츠의 입구(검색창)에서 출구(결과값)까지 체험의 일관성을 제공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시장 세 번째 도전에 나선 네이버의 방향성은 지식in부터 블로그, 카페, 뉴스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직접 보여주는 ‘스마트 포털’이다. 한 페이지(화면)에서 정리된 형태로 답이 나오는 검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이용자 대부분이 쓰고 있는 구글은 검색 결과가 나열될 뿐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는 개별 웹사이트에 접속해야 한다.

네이버는 2000년과 2007년 일본 검색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네이버 측은 자신하고 있다. 메신저 라인을 통해 현지 시장에서 ‘이용자 접점’이 확보됐기 때문. 앞서 일본 진출 때는 ‘차별화된 검색 엔진’을 내세웠지만 이용자의 외면을 받았다. 이에 검색 사업을 직접 하지 않고 포토 앨범 서비스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매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덕분에 라인이라는 메신저가 등장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회사 내부에서는 ‘라인이라는 큰 접점에 기술과 데이터, 좋은 엔지니어들을 통해 구글과 싸워 (검색 시장의) 일본 통일에 도전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급성장 중인 온라인 커머스의 콘텐츠화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네이버가 쇼핑 검색 결과를 고도화하기 위해 대형 이커머스 사업자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스마트스토어(네이버 쇼핑 입점을 위한 홈페이지) 같은 자체 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인 측은 “네이버에서 한 인물을 검색하면 그 사람이 출연했던 작품이 표시되고, 그 작품을 누르면 다른 작품의 출연자 정보가 나온다”며 “사용자 참여, 데이터 구매 등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검색 결과가 이용자 물음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의 일본 검색 진출은 구글이 일본 인터넷 생태계를 독식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깔려 있다. 시마무라 총괄은 “일본에선 모든 웹페이지가 사람에게 읽히기보다 구글에 읽히는 것을 기준으로 설계되고 있다”며 “라인은 차별화된 콘텐츠 등 선택 사항을 제공해 구글을 뒤집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네이버#일본 검색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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