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前대통령 회고록 ‘약속의 땅’ 출간 첫 날 89만부 판매 “신기록”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19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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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2주만에 17일 출간, 고대하던 독자들 몰려
24시간 판매기록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 72만5천부 넘어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의 회고록 “약속의 땅”(A Promised Land)이 17일 출간되자마자 24시간 동안 미국과 캐나다에서 거의 89만부가 팔려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많이 팔린 대통령 회고록의 신기록을 세웠다.

펭귄 랜덤하우스 출판그룹의 크라운 사에서 출간한 이 책은 예약 주문과 전자책, 오디오 북을 포함해서 첫 날 판매부수로는 출판업계로서도 신기록이라고 AP통신과 미국 매체들이 18일 보도했다.

펭귄 랜덤하우스 출판사의 데이비드 드레이크 사장은 “우리는 첫 날 판매고에 전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판매량은 독자들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얼마나 열렬히 고대해왔는지, 그리고 책이 얼마나 훌륭하게 쓰여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백악관을 거쳐 나온 역대 인물들의 저서 가운데 오바마의 “약속의 땅”에 필적할 만한 판매고를 기록했던 유일한 책은 그의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의 회고록 “비커밍”( Becoming) 밖에 없다. 그 책은 2018년 발간 첫 날 북미에서 72만5000부가 팔린 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비커밍”의 인기와 수요는 아직도 폭발적이어서 오바마 부부의 책을 모두 출간하는 크라운사는 이미 두 사람의 책의 선인세로 6000만달러 (662억 1000만원 )를 지불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게다가 앞으로 대중적인 페이퍼 백 책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어서 수익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책이 나오자 마자 18일 한 낮까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약속의 땅”은 아마존 닷컴에서 판매 1위, 반스 앤드 노블 닷컴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반스 앤드 노블의 제임스 돈트 CEO는 “출간 첫날 전국의 반스 노블 체인서점에서 5만부가 당장 팔려나갔으며 10일 이내에 50만부 판매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는 미셸 오바마의 저서와 거의 나란히, 막상막하의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부부의 책들과 비교하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 나의 삶” ( My Life)은 발간 첫날 북미 판매고가 40만부였고 조지 W. 부시 전대통령의 “결정의 순간들” ( Decision Points )은 첫 날 22만부가 팔렸다. 두 책의 지금까지의 판매 기록은 각각 350만부와 400만부이다.

출간 즉시 가장 빠른 속도로 팔린 책의 기록으로는 J.K.롤링 작가의 해리 포터 시리즈 7번째이자 최후의 작품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도들”(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이다. 2007년 발간 되자마자 24시간내에 800만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오바마의 이번 회고록은 768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정가 45달러에 17일 시판을 시작했다. 이번 책의 출간시기는 저자와 독자, 출판사에게 모두 중요한 이런 종류의 저서로서는 대단히 위험한 시점에 출간된 셈이다.

대선이 치러진지 2주일 밖에 안된데다가 선거 결과까지도 아직 명확히 결론이 나지 않은 시기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이기고 승리할 경우에는 분노와 실망에 빠진 오바마 팬들이 그의 책이고 뭐고 원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든이 승리했고, 그 때문에 바이든이 오바마대통령의 신뢰받는, 그리고 인기있는 부통령시절에 어떠했는지에 대한 새로운 대중적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오바마 자신도 2권으로 기획된 회고록의 첫 권을 이번처럼 대선 직후에 바로 출간하게 될 의도는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백악관을 떠난지 거의 4년이 된 지금 나온 이 책은 백악관을 떠난 시점을 기준으로 클린턴의 “나의 삶”보다 몇 달 더 늦고 부시의 “ 결정의 순간들”에 비해서도 2년이나 늦게 나온 셈이다.

오바마 전대통령은 “약속의 땅”의 2020년 8월 날짜로 쓴 서문에서 “이 책의 길이와 범위는 쓰면 쓸수록 점점 더 불어나서 어떤 순간을 묘사하는데 더 많은 문장과 묘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썼는데, 이는 수많은 저자들이 익히 알고 있는 책쓰기의 어려움 가운데 하나이다.

오바마는 퇴임후 미국 사회가 감염병의 팬데믹에 빠져들 줄은 꿈에도 몰랐고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사태는 물론이고 “미국의 민주주의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해 흔들리게 될 줄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썼다.

오바마는 코로나 19 위기 때문에 미셸이 “비커밍”을 출간했을 때처럼 전국적인 저자 투어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을 가운데 유난히 국민의 관심을 많이 받던 특수한 인물로서의 오바마는 특히 정치인으로 자필 회고록을 쓸 수 있는 지적 역량을 소유한 인물이어서 더욱 특이한 잇점을 갖추고 있다. 사람들은 그의 저서의 내용 자체 보다도 그런 스토리를 오바마가 어떤 식으로 쓰고 있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이미2006년에 두 권의 백만부급 베스트셀러 “나의 아버지의 꿈”(Dreams from My Father) 과 “대담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 회고록은 그 책들과 일부 같은 기간에 대한 서술이 겹치고 있지만, 대통령직 첫 임기시작 후 2년 반과 2011년 미국 네이비씰 부대가 오사마빈 라덴을 색출해서 살해한 사건까지를 담고 있다.

출판전문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이 책에 대해 “ 기념할만한 문장력으로 잘 쓰여진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의 가장 대담한 점은 표지에 실린 오바마의 활짝 웃는 얼굴 뿐이라고 혹평했지만 워싱턴 포스트의 서평가 카를로스 로사다는 “오바마는 국내정치와 국제 문제, 문화와 인종 문제에 관한 여러 논점에서 시각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언제나 그 과정에서 중간 지점을 찾아내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어쨌든 현 시점에서 출간된 오바마의 새 회고록은 앞으로 다가올 연말 연시 시즌에 다른 업종들이 코로나19로 폐업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부 독립적인 서점들에게는 큰 호재가 될 것은 틀림없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서도 미국 출판업계는 비교적 견조한 판매를 유지해왔지만 독자들이 온라인 구매에 쏠리면서 이익을 챙기는 것은 대부분 아마존 닷컴등 유통업계였다.

따라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점인들에게 오바마 회고록 같은 빅히트 상품은 “구세주나 같다”고 맨해튼의 맥낼리 서점 주인 새라 맥낼리는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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