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합니다” 혜민 스님, SNS 통해 모든 활동 중단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6일 0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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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소유 논란에 휩싸였던 혜민 스님(47)이 15일 늦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문자를 통해 참회와 함께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혜민 스님은 이 글에서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습니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큽니다”라고 썼다. 스님은 이어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합니다.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스님은 불교계와 우리 사회에 대한 미안함도 표시했다.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합니다.”

혜민 스님은 7일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오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남산 뷰’ 집을 공개하면서 부동산 보유 논란이 불거졌다. 혜민 스님이 출간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비롯해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 혜민 스님은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석사, 프린스턴대에서 종교학 박사를 받았고 미국 햄프셔대에서 종교학 교수를 지냈다.

한편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인 현각 스님은 15일 혜민 스님의 사진을 올리고 “석가모니의 가르침 전혀 모른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다”고 썼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혜민 스님을 진정으로 참선한 경험이 없는 “사업자이자 배우”라고 했다.

예일대와 하버드 대학원에서 공부한 현각 스님은 1990년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고 출가했으며 화계사 국제선원 선원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2016년 외국인 행자 교육의 문제점과 불교의 기복신앙화를 지적하며 한국 불교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조계종 내부에서는 “누릴 것은 모두 누린 이가 할 말이 아니다”라는 반박이 나왔다. 이후 현각 스님은 유럽 지역에서 선 수행 관련 센터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혜민 스님의 글 전문입니다

혜민입니다.

며칠 사이의 일들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습니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큽니다.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합니다.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부족했던 저의 모습을 돌아보고 수행자의 본질인 마음공부를 다시 깊이 하겠습니다.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합니다.

김갑식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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