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기소 논리, 엘리엇 주장과 유사

김현수 기자 입력 2020-09-02 03:00수정 2020-09-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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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檢수사자료 활용할 수도… 정부와의 소송에 악영향 예상
9000억대 국부 유출 우려 목소리… 외신도 “엘리엇 입지 강화될것”
동아일보DB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기소하기로 하자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이 부회장 승계를 위한 범죄행위로 보고 기소를 결정했는데, 이는 엘리엇의 주장과 상통하기 때문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엘리엇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에서 검찰 수사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을 동원해 부당하게 개입해 당시 삼성물산 주주인 엘리엇이 최소 7억7000만 달러(약 9115억 원)의 피해를 봤다”며 2018년 7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다.

실제로 엘리엇은 검찰의 삼성 수사에 관심을 보여 왔다. 상설중재재판소(PCA)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절차명령에 따르면 올해 6월 엘리엇은 우리 법무부에 “한국 검찰이 이 부회장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비공개 문서 7건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 옛 삼성 미래전략실이 만든 ‘M사 합병 추진안’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재판부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한국 법률상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엘리엇의 요구를 기각했다. 이번에 검찰이 기소하면서 재판이 시작되면 민감한 수사 자료 제공을 거부할 명분이 사라질 수 있다.

ISD에서 중요한 쟁점은 정부의 개입 여부다. 청와대와 국민연금, 청와대와 삼성 사이에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삼성 사이의 청탁과 관련해선 1, 2심과 대법원으로 진행되면서 판단이 매번 달라졌다. 2018년 국정농단 사태 관련 이 부회장의 2심 재판부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존재하지 않고 묵시적 청탁이 없었다고 봤지만 지난해 대법원에서는 묵시적 청탁이 인정돼 엘리엇에 유리해졌다. 이번 검찰 기소의 근거 역시 합병이 처음부터 승계를 목적으로 한 불법이라고 본 점 등에서 엘리엇의 논리와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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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도 검찰의 합병 및 회계처리 관련 수사 및 재판 결과가 엘리엇이 제기한 ISD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올해 6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직후 “삼성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재판이 삼성에 불리하게 이어지면 ISD에서 엘리엇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도 “검찰의 이번 수사는 엘리엇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검찰#엘리엇 주장#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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