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바이든이 미 대통령 되면 북한 문제 풀기 어려워”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3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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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2020.7.2/뉴스1 © News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2020.7.2/뉴스1 © News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3일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과 관련, “우리 입장에서 보면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남북관계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바이든 후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하고 만날 의사가 없다’, ‘(북한과의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하향식 방식이 아닌 실무 접촉을 통해서 상향형 방식(협상)을 택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참모들이 대부분 오바마 행정부 때 일을 했던 사람이고 그들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전개했다”면서 “그렇게 본다면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오히려 북한 문제를 풀기가 어렵지 않느냐라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지금 바이든 후보는 동맹을 상당히 중요시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의 말을 많이 들을 수도 있다면 어떤 방향을 바꾸는데 우리 정부의 역할도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느낌이 든다”면서 “과거 클린턴 행정부 때 김대중 대통령하고 클린턴 대통령이 관계가 상당히 좋았다. 그러면서 페리 프로세스가 나왔고 그걸 통해서 남북정상회담도 열린 바가 있기 때문에 하여간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도 했다.

문 특보는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미 국무부에서 북미 간의 대화 가능성은 열려 있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하는 일련의 행보로 봐서 가능성이 꼭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로 봐서는 본인이 원하면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카드를 갖고 북측을 만나느냐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도 북이 원하는 것과 미국이 원하는 것 사이에 큰 간극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생기지 않았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정상회담 같이 톱다운 (방식)의 경우는 두 정상이 구체적인 안을 들고 와서 반전을 만들어내야 되는데. 그 부분에 제가 확실치가 않다”면서 “만날 수는 있다고 보지만 이제 무엇을 주고 무엇을 교환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특보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연 것에 대해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와 관련된 방역대책을 핵심 안건으로 삼았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심각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남북 방역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남북한 당국자 사이에 모든 통신선이 차단되고 교감이 없는 상태인 만큼 의료보건 협력 부분에 대해선 지방자치단체나 시민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서울시 등 지자체는 외교적 능력과 재정적 능력이 있으니 남북 방역협력을 할 수 있다면 상당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선 북한에서 빨리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며 “북한이 지금 상태에서 어떻게 출구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우리의 대응전략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문 특보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서는 “미국의 도덕적 가치가 절대적이라고 여기고 이에 저항하는 국가들은 우리의 적이고, 악마의 축이라고 하는 생각이 강하다”면서 “유엔 대사를 지냈지만 유엔 대사를 지낸 게 유엔을 파괴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다자주의 질서나 유엔 중심의 질서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고 미국 중심의 일방적 패권주의를 옹호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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