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끼 못 보내는 ‘돌고래의 모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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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뒤 부패 상당히 진행됐지만… 몸에서 떨어지면 등에 얹기 반복

6월 제주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어미 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주둥이 위나 등에 얹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남방큰돌고래 생태를 관찰하던 중 어미 돌고래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인 새끼 돌고래를 수면 위로 올리려 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6월 제주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어미 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주둥이 위나 등에 얹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남방큰돌고래 생태를 관찰하던 중 어미 돌고래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인 새끼 돌고래를 수면 위로 올리려 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제주도 앞바다에서 생명이 끊긴 지 한참 된 어린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의 안타까운 행동이 포착됐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은 “11일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의 생태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죽은 새끼를 등에 업은 어미 돌고래를 사진과 영상에 담았다”고 26일 밝혔다.

수산과학원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새끼 돌고래는 이미 숨진 지 오래돼 꼬리지느러미 등 일부를 제외하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했다. 하지만 어미는 자기 몸에서 새끼가 떨어지면 다시 주둥이 위에 얹거나 등에 얹기를 반복했다. 김현우 수산과학원 박사는 “새끼의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어미는 2주 이상 이런 행동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어미 돌고래가 새끼가 숨져도 포기하지 않는 건 아주 드물게 관찰되는 행동이다.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무리에선 2017년과 2018년에도 비슷한 모습이 발견된 적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어미의 애착을 무리의 개체를 지키기 위한 방어 행동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최완현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최근 제주도 연안에서 돌고래 무리를 쉽게 볼 수 있다. 진로를 방해하지 말고 안전하게 지나가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제주도#돌고래#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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