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국가법 반대 시위…“경찰 강경 진압 속 최소 300명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7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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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의 핵으로 떠오른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를 하루 앞둔 27일 홍콩 도심 곳곳에서 보안법과 홍콩 입법회가 추진 중인 국가(國歌)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무장한 홍콩 경찰이 최루탄, 최루액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서 이날 하루에만 최소 300명 시위대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서부 코즈웨이베이에서는 경찰이 80여 명 시위대를 도로에 감금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시위대 규모는 이날 오후부터 늘어났다. 지역별로 각각 최소 수백 명이 모여 홍콩 우산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들고 거리네 나서 “광복(독립) 홍콩, 시대 혁명”을 외쳤다. “국가보안법을 반대한다. 일국양제(一國兩制)는 거짓말”이라는 팻말도 보였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오전 일부 도로를 막고 지하철 운행을 방해했다. 홍콩 경찰은 입법회 등 주요 지역에 3000여 명의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다. 홍콩01은 “도심 곳곳에서 약 300여 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날 홍콩 입법회에서 국가법 2차 심의가 진행됐으나 야권인 민주파 의원들의 요구로 정회가 반복됐다. 국가법은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으로, 입법회는 다음 달 4일 통과를 시도하고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는 28일 폐막식에서 반중 인사를 처벌하고 미국의 개입을 막는 ‘홍콩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법률 제도와 집행 기제’ 초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특히 전국인대는 26일 심의에서 초안의 ‘국가안보를 위해하는 행위’를 ‘국가안보를 위해하는 행위와 활동’으로 범위를 확대해 수정했다. 당국이 시위 활동의 성격을 국가안보 위해로 규정하면 시위에 참여해 폭력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시민도 모두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밍(明)보 등에 따르면 일부 홍콩 전국인대 대표단이 홍콩의 시위 활동을 전면 탄압하는 근거가 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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