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 충격에 제2 유럽 재정위기 가능성 배제 못해”

뉴스1 입력 2020-05-17 12:44수정 2020-05-1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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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 유로지역 국가들에 대한 경제적 리스크를 점검한 결과, ‘제2의 유럽 재정위기’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특히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지난 2010년 그리스를 시작으로 남유럽 중심의 유럽발 재정위기가 일어났었다.

17일 한은은 ‘해외경제포커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로지역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향후 유로지역의 경제적 리스크가 심화될 가능성을 재정(재정 취약성과 정부부채의 지속가능성) 및 금융(전이 가능성과 복원력) 여건 측면에서 점검한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며 피해 규모가 전례 없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로지역 각국의 고강도 정책대응은 불가피하지만, 이로 인해 재정건전성 등이 크게 훼손될 경우 과거 재정위기와 같은 리스크가 재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유로지역 국가들의 세입이 줄어드는 반면 정부지출은 늘어나고 있는 점을 유럽 재정위기 가능성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올해 유로지역의 기초재정수지 비율이 -7.1%로 지난해 0.9%보다 8.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해 86.4%에서 올해 102.0%로 15.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특히 이탈리아 등 일부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여건(기초재정수지 적자와 정부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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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 남유럽 국가들의 CDS 스프레드(5년물)도 확대됐다며 국가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경우 국채발행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통상 CDS 스프레드 확대는 국가 신용 위험 증가를 의미한다. 이달 7일 기준 이탈리아, 스페인의 CDS 스프레드(5년물)는 각각 237bp, 125bp로 코로나19 본격 확산 이전인 1월 말 각각 107bp, 38bp에 비해 큰 폭 상승했다. 반면 독일, 프랑스의 CDS 스프레드는 각각 24bp, 42bp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로지역 은행들의 자국국채 보유 비중이 높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은행은 국채금리 상승(가격 하락) 시 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되는데, 유로지역 은행 간의 상호 익스포저가 이미 높은 상황에서 국채금리 평가손실이 커질 경우 한 나라의 부실이 연쇄적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은행들은 은행채 및 국공채에 대한 상호 간 익스포저가 높고, 프랑스도 이탈리아·스페인에 대한 익스포저가 큰 편이어서 한 국가의 부실이 연쇄적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유로지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리스크 심화 여부는 재정 부문에 대한 보강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대응 재원 조달을 재정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 국가는 물론 유로지역 전체의 재정 여력이 리스크 경감과 경제 회복이 관건”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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