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루즈선 승무원 9만 여명, 두 달째 배 안에 ‘감금’…왜?

조유라 기자 입력 2020-05-13 17:11수정 2020-05-1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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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세계 크루즈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미국에서만 크루즈 승무원 9만 명 이상이 두 달 째 배 안에 ‘감금’돼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등 크루즈선 안에서 코로나19 감염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월 14일부터 크루즈선의 미국 내 항해 금지 명령을 내리고 해당 명령을 7월 24일까지 연장했다. 11일 기준 미국 연안에만 124척의 크루즈선이 정박한 상태이지만 다양한 국적의 승무원들은 출입국 관리 문제로 배에서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하선이 기약 없이 미뤄지며 승무원들의 극단적인 선택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 CBS방송에 따르면 9일 바하마에서 유럽으로 송환 중이었던 카니발브리즈호의 남성 승무원이 목숨을 끊었고, 다음날에는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정박해 있던 리걸 프린세스호 소속 우크라이나 국적 여성 승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일부 승무원은 하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미국 마이애미에 정박한 ‘바다의 항해사’호 소속 승무원 14명은 “아무도 우리를 지원해 주지 않는다”고 항의하며 10일부터 72시간 동안 단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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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승무원들은 불면증과 우울감을 호소한다. 한 크루즈의 무용수들은 “하루 종일 울고, 술이 없으면 잠들지도 못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국제운송노동자연맹은 “기약 없는 선상 생활은 불안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릴 수 있다”며 우려를 밝혔다. 크루즈 선사인 로얄캐리비안인터내셔널의 마이클 베일리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각 나라마다 자국민 귀국 지침이 다르고 예고 없이 바뀐다. 필리핀 등 15개국은 자국민의 귀국조차 허용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귀국 시 대중교통과 공항 이용을 피해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최고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한 CDC의 크루즈선 승무원 귀국 지침도 승무원들의 빠른 귀국을 막고 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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