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코로나19 통제 섣불리 완화하면 고통·죽음 초래” 경고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05-13 13:44수정 2020-05-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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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2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통제 조치들이 너무 빨리 완화될 경우 “고통과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r.쓴소리’로 불리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언을 해온 그가 조속한 경제활동 재개를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이번에도 공개적으로 경고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 위원회가 코로나19 대응을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 화상회의 형식으로 참석했다. 그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역량을 갖추지 못한 주(州)들이 성급하게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걱정된다”며 “작은 감염이 대규모 발병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피할 수 있었던 고통과 사망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경제회복에도 되레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가 가을에 다시 확산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고 예상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휴교 중인 학교를 다시 여는 문제에 대해 그는 “어린이들이 완전히 면역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어린이들에게도 문제가 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며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번 가을에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갈 때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고 했다.


그의 이런 경고는 뉴욕주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원인으로 의심되는 어린이 괴질 환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뉴욕주 보건당국은 현재 어린이 괴질환자 100명의 사례를 조사 중이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인 57%가 5세~14세 환자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뉴욕주에서만 이 증상으로 5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 뉴저지주와 코네티컷주에서도 유사 사례가 보고되면서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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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소장은 이날 특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맞서는 관계가 전혀 아니다”며 “나는 과학적 정보에 근거해 조언과 의견을 말하고, 그는 이를 경청하며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이날 그의 청문회 증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반대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이 파우치 소장의 하원 청문회 참석을 막은 상태에서 열린 이날 자리는 그가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개 청문회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민주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패티 머레이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러스와 싸우기보다 진실과 싸우는 데 집중해왔고, 슬프게도 그 대가는 국민들이 치르고 있다”고 공격했다. 공화당에서도 밋 롬니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보다 검사를 더 많이 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미국의 사망자가 8만 명을 넘은 반면 한국은 300면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의 검사 기록은 축하할 일이 전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에 맞선 공화당의 랜드 폴 의원은 “코로나19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며 “학교가 가을까지 문을 열지 않으면 바이러스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국가에 입히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파우치 소장의 조언을 경청하지만 당신의 의견이 최종 결론은 아니다”고 꼬집기도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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