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는 아니야”…재난지원금 기부 놓고 공직사회 술렁

뉴시스 입력 2020-05-07 14:34수정 2020-05-0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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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공무원들은 지역사회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자발적 기부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이상천 충북 제천시장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간부 공무원 기부가)강제사항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의 공개 선언에 따라 시 과장급(5급) 이상 간부들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기부해야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시장은 최근 간부 회의에서 “(자신은)기부할 테니 간부들은 자율적으로 하시라”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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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적으로’라는 표현이 이날 ‘자발적으로’로 변화한 것인데, ‘동참’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한 것으로 미뤄 사실상 재난지원금 기부를 강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간부 공무원 재난지원금 기부에 관한 도내 기관들의 분위기는 제천시와 다르지 않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기관의 입장을 보고 정리하겠다는 태도가 많다.

도내 자치단체장이 재난지원금 기부를 선언한 곳은 충북도, 충북도교육청, 제천시, 청주시, 음성군 등이다.

충북도는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실국장(3급) 이상 간부 공무원 전원은 재난지원금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원금 전액을 기부할지, 일부를 기부할지는 더 논의할 방침이다.

청주시는 이날 한범덕 시장과 김항섭 부시장, 실국장(4급) 간부 공무원 전원이 재난지원금 기부에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장급(5급) 공무원은 자율적 참여하도록 했다.

시는 “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않거나 신청 단계에서 기부 의사를 밝힐지, 아니면 받은 뒤 기탁할지 등 기부 방식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음성군의 조병옥 군수와 신형근 부군수는 재난지원금 기부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5급 이상 간부들의 기부 여부는 스스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지시했다.

도교육청과 충주시, 보은·옥천·영동·진천·증평·괴산군 등은 아직 간부 공무원 재난지원금 기부 문제에 관한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우 교육감과 홍민식 부교육감은 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않는 방식으로 기부하기로 했으나 소속 간부 공무원들에게는 이를 알리지 않을 방침이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4~6월 올해 간부 공무원 급여 인상분 전액을 반납하기로 한 충주시는 재난지원금 기부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이번에 받을 재난지원금보다 반납했거나 반납할 급여 인상분이 더 많은 공무원도 적지 않다는 게 충주시의 설명이다.

시·군의 한 간부 공무원은 “간부 공무원은 월 500만원 내외의 보수를 받기는 하지만 개인 사정에 따라 집 안 생계유지가 팍팍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획일적 잣대로 기부를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제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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