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일 만에 돌아온 KBO리그, 시청자 4배 증가로 응답한 야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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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5월 6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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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로막던 둑이 무너졌다. 극심한 야구 갈증에 시달려온 팬들의 관심은 그라운드로 쏟아졌다. 무관중 개막이라 경기장으로 직접 발길을 옮기진 못했지만 집에서 중계방송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껑충 뛴 누적 시청자수가 이를 입증한다.

● 192일의 기다림, 누적 시청자 4배 껑충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가지 못했던 이들이 최근 한꺼번에 지갑을 열고 있다. 이른바 ‘보복소비’ 현상이다. 야구팬들도 마찬가지다. 6개월 넘게 야구를 그리워한 팬들은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가 개막한 5일, 시선을 중계화면 속 야구장에 고정했다. 일종의 ‘보복시청’이다.

KBO리그가 팬들을 찾아온 것은 지난해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 이후 192일만이었다. 개막전 5경기의 TV 평균 시청률은 1.47%였다. 지상파 3사가 일제히 중계한 3개 구장의 시청률을 합치면 5.25%로 높진 않다.

하지만 야구팬들의 중계방송 시청 트렌드는 TV에서 뉴미디어로 옮겨갔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집계한 개막전 5경기의 평균 누적 시청자수는 149만3483명이었다. 가장 관심이 뜨거웠던 수원 롯데 자이언츠-KT 위즈전에만 208만8662명의 누적 시청자가 몰렸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폭발적 증가세다. 2019시즌 개막전 5경기의 평균 누적 시청자수는 34만3291명이다. 지난해 시청자수 1위였던 잠실 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전(누적 50만9856명)은 올해 최저였던 대구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전(116만7023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개막전 기준으로 평균 누적 시청자수는 4.35배 뛰었다. 어린이날 기준으로는 증가폭이 더 크다. 지난해 어린이날 5경기의 평균 누적 시청자수는 16만4434명이었다. 올해는 무려 9.08배 높아졌다.

● 팬들이 준 또 한 번의 기회, 골든타임 놓치지 말자!

물론 야구장을 찾지 못하게 된 팬들이 뉴미디어를 통해 개막전을 지켜본 영향도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지난해와 분위기가 딴판인 것은 분명하다. KBO리그의 지난해 총 관중은 728만6008명이었다. 4년 연속 8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잡았지만 성과는 초라했다. 전력불균형, 소홀한 팬서비스, 인기팀의 고전, 국제대회 부진 등 원인은 다양했다.

KBO와 10개 구단 모두 ‘초비상사태’임을 자각하고 자성에 나섰다. 코로나19가 흥행의 악재임은 불 보듯 뻔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노력했다. 개막을 서두르는 대신 정부와 보조를 맞춰 방역을 최우선으로 삼았고, ESPN과 적극적 협상으로 국제화까지 시도해 결과를 냈다.

개막전에서 드러나듯 KBO리그는 여전히 국내 최고 인기의 프로스포츠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감지된 초비상사태의 경고등은 여전히 꺼지지 않았다. 지금의 골든타임은 어쩌면 팬들이 준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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