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치매 투병 조부, TV 속 나는 알아보셨다”

정윤철 기자 입력 2020-05-06 03:00수정 2020-05-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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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홈피 ‘1인칭 스토리’ 게재
“프로 입문땐 낯선 미국 진출 꺼려”… 요즘은 야외 자전거로 하체 단련
사진 출처 고진영 인스타그램
“라운딩을 거듭할수록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게 된다. (공을) 좀 잘 치고 싶은데….”

여자 골프 세계 1위 고진영(25·사진)은 최근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 박현경, 서어진, 김유빈으로 구성된 ‘속중방(샷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는 뜻) 모임’의 라운딩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7월 중순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고진영은 친한 동료들과 라운딩을 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고진영은 4일 유튜브에 속중방 모임의 경기 영상 일부를 올렸다. 최종 스코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진영은 드라이버샷과 퍼팅을 꼼꼼히 점검하는 동시에 휴식 시간을 이용해 ‘칩샷한 공을 손으로 잡기 게임’을 하며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고진영은 약점 보완 과정에 대해 “끝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 타기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체력 강화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고진영은 팔당댐 인근 등 야외에서 하체 근력과 심폐지구력을 키울 수 있는 자전거 타기를 즐기고 있다.


선수들을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 자신의 인생 스토리도 공개했다. 5일 LPGA투어 홈페이지는 고진영의 ‘1인칭 스토리’를 게재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이 시리즈에 한국 선수가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 고진영은 2년 전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와의 인연과 골프 인생 등에 대해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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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루키였던 2014년에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던 할아버지는 가족을 기억하지 못하셨다. 하지만 내가 TV에 나왔을 때는 기적처럼 알아보고 응원을 하셨다”면서 “잔인한 도둑이 조금씩 할아버지의 기억을 빼앗는 일은 지켜보기 힘들었지만, 병마에 맞서 싸우는 할아버지의 용기와 위엄에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처음 프로가 됐을 때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을 여행하는 일이 부담스러워 미국에서 경기를 하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무대 진출 후 신인왕(2018년)과 올해의 선수상(2019년)을 휩쓴 그에게 이제 LPGA투어는 ‘제2의 고향’이 됐다.

고진영은 한국과 미국에서의 투어 생활을 통해 인생 계획도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상황은 변하고 삶은 진화한다. 처음 프로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10년 정도를 뛰고 28세에 은퇴해 가정을 꾸리겠다고 계획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골프를 떠나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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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골프#lpga#고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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