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물러가라[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입력 2020-05-04 03:00수정 2020-05-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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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면담하는 자리에 함께 참석한 앤서니 파우치 소장(왼쪽)과 데버라 벅스 조정관. WTTW방송 웹사이트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과 데버라 벅스 미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 조정관의 권한을 대폭 축소시키려 한다는 미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파우치 박사와 벅스 박사는 코로나19 사태가 낳은 트럼프 행정부 내 최고의 스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들에게 자문하는 기회를 대폭 줄일 것이라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매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코로나 대응회의에서 이들의 자리는 앞줄에서 뒷줄로 밀려날 것이라고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한다는 것이 자랑이 아닌 흠이 되는 시대에 더 험한 꼴 당하기 전에 그냥 알아서 그만두는 것이 더 낫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Give them the gold watch and say ‘thank you, exit stage l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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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화당 일각에서는 ‘파우치와 벅스를 자가격리시켜라’는 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경제 활성화가 필요한 마당에 격리 조치 연장을 주장하는 그들이야말로 격리 대상이라는 겁니다. 앤디 빅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그들에게 (기념) 금시계를 주고 ‘감사하다. 조용하게 물러가라’고 말하면 된다”고 합니다. ‘Exit stage left’는 유명한 표현인데요. ‘방해하지 말고 조용히 나가’라는 뜻입니다.

△“You can see Dr. Birx’s soul leave her body.”

얼마 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살균제로 코로나를 치료하는 방안을 언급하자 벅스 박사가 몸을 움츠리며 의자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평정을 유지하려 하지만 속으로 울고 싶은 그녀의 표정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입니다. “벅스 박사의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 같더라”는 트윗이 재미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죽는다’는 것을 ‘영혼이 몸을 빠져나간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He’s gotta work on his Brooklyn accent a little bit better.”

지난달 파우치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해고 위협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후 말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한데요. 요즘은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를 주제로 삼기보다 야구와 배우 브래드 피트 얘기에 더 열을 올립니다. TV 코미디쇼에서 피트가 자신을 연기한 것을 두고 “그는 나의 브루클린 억양을 좀 더 연습했어야 했다”는 평까지 곁들입니다. ‘Work on’은 ‘공을 들이다’라는 뜻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트럼프#파우치#벅스#격리 조치#경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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