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비박 해체… 최대 그룹된 친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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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한국당 당선자 103명 보니

보수가 대패한 총선 결과로 미래통합당의 강성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그룹이 사실상 해체되고 향후 대선 주자 중심으로 새로운 계파들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당 관계자는 “굳이 총선의 성과를 찾자면 2007년 대선 경선 이래 13년 묵은 고질적인 친이(친이명박) 친박 계파 갈등이 강퇴(강제 퇴출)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 21대 총선 당선자 103명 중에는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한 황교안 전 대표가 공천에 직간접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황교안 체제에서 주요 당직을 거친 인물이거나 개인적인 친분 있는 인사가 다수 포진해 있다. 황 전 대표가 한선교 전 한국당 대표에게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했던 박진 당선자, 황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밀었던 양금희 윤주경 윤창현 허은아 당선자가 새로 들어왔고, 황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김도읍 이헌승 의원, 당 대변인 김성원 의원, 당 사무총장 박완수 의원, 사무부총장 송언석 의원과 검찰과 총리실 관련 인맥인 곽상도 정점식 추경호 의원 등이 기존 황교안 그룹이다.

친유승민 그룹으론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원외로 밀려났던 조해진 김희국 류성걸 당선자와 초선 강대식 김웅 당선자, 하태경 의원 등이 꼽힌다. 무소속 당선된 홍준표 전 대표 진영엔 홍문표 윤한홍 의원과 배현진 당선자가 포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성 친박인 김진태 이장우 의원은 낙선했고 강성 비박 김무성 김성태 의원은 불출마했다. 당에서 밀려나 무소속 당선(윤상현 권성동 의원)되는 등 친박―비박(친이) 두 계파는 사실상 와해됐다.

한편 통합당 최고위, 원내지도부 구성 인사들의 낙선 낙천으로 지도부 공백이 이어지자 원외 청년 인사들이 ‘청년 비상대책위원회’ ‘청년 미래위원회’ 등의 구상을 들고나오면서 ‘청년계파’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2월 보수통합 국면에 합류한 천하람 젊은보수 전 대표, 김재섭 같이오름 전 대표, 조성은 브랜드뉴파티 전 대표가 주축이다. 천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선 험지로 꼽히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김 전 대표는 서울 도봉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조 전 대표는 통합당 선대위에서 활동했다.

천 전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청년비대위가 청년들의 목소리를 당 지도부에 전달하는 통로가 돼야 한다”며 “공식 기구가 된다면 가장 좋겠지만, 당의 공식 제안은 아직 없었다”고 했다.

또 “당 중진들도 젊은층과 함께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청년들이 소비되고 마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당 공식 비대위가 출범하기 직전 출범을 목표로 검토하겠다”며 “통합당은 음악으로 치면 마니아층만 좋아하는 당이 됐다. 대중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청년들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청년이 주축이 돼 막말 논란에 따른 당 인식 재고, 탄핵 논란 종결 등 극우 이미지 지우기에 나서는 게 목표다. 조 전 대표는 “김웅 김은혜 당선자 등 젊고 대중성 있는 인물들과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우열 dnsp@donga.com·최고야 기자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21대 총선#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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