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국 봉쇄완화 잇달아… 코로나 2차확산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스페인, 非필수 인력 출퇴근 허용… 伊-獨도 단계적 완화책 논의
일각선 “확산세 지속 상황서 성급”… 부활절 연휴 가족모임 재확산 고비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투약 논란… 佛환자 43명 심장발작 발생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발생국인 스페인이 각종 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유럽국들도 통제 완화 조치에 속속 나서고 있는 가운데 부활절 연휴까지 겹쳐 연휴가 끝나는 15일 이후부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스페인 정부는 “13일부터 비필수 인력의 출퇴근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14일부터 식료품 구입 등을 제외한 이동과 여행을 금지했던 것을 한 달 만에 완화하겠다는 의미다. 지하철역 등 대중교통 허브에서는 며칠간 1000만 장의 마스크를 나눠주기로 했다.

지난달 12일 각종 봉쇄령이 내려졌던 체코는 7일부터 개인 운동을 위한 이동이나 일반 상점의 영업 재개를 허용했다. 외국 여행 금지령도 14일 이후 해제된다. 노르웨이는 20일부터 학교 수업 재개를 시작으로 단계별로 봉쇄령을 풀기로 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실태 보고서를 이번 주 발표한 뒤 이에 맞춰 봉쇄령 완화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탈리아도 단계적 봉쇄령 해제 시점을 논의하고 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봉쇄의 점진적 완화를 뜻하는 ‘코로나 2차 대응 개시’를 논의했다. 프랑스 등도 단계적 완화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유럽 전체 누적 확진자가 85만 명을 돌파하고 여전히 확산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조치 아니냐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부활절 연휴 동안 각종 가족 모임으로 대인 접촉이 늘어나면 바이러스 확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터키는 11일 0시부터 12일 밤 12시까지 48시간 동안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 등 31개 지역에 전 국민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2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 2차 확산을 우려하면서 “지금은 여름휴가 예약을 보류할 때”라며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치료제를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 프랑스 보건 당국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을 투여받은 환자 43명에게서 심장 발작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도 클로로퀸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0일 클로로퀸을 통한 치료법을 주장해온 감염병 전문가 디디에 라울 박사와 회동했다. 의료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정부가 클로로퀸 사용을 허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클로로퀸을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하며 약 2900만 개를 비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 박사는 “확실한 효능이 입증되기도 전에 사람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주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코로나19#유럽#봉쇄완화#2차확산 우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