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래스 학교·PC도 없는 학생…온라인 개학 ‘극과극’

뉴스1 입력 2020-04-01 14:45수정 2020-04-0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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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1학년 영어 수업이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오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온라인 개학이 가정환경이나 소득수준에 따른 교육격차를 재확인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아직까지 세를 떨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개학이 차선책으로 마련됐지만, 일선 교사들은 더 나은 교육기회와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밀려 있던 학생들이 더 뒤로 밀려나지 않을 수 있게 세심하게 신경써야 한다는 당부를 전했다.

수원에 사는 박모씨(47)는 사립 초등·중학교에 다니는 세 아들을 키우고 있다. 세 자녀 모두 온라인 수업을 듣기에는 무리가 없는 상태다. 집에서 사용하는 노트북 두 대가 있고, 첫째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크롬북을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박씨 아이들은 온라인 개학 발표가 이뤄지기 전부터 이미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 중이다. 초등 5학년인 둘째는 온라인 화상 회의 프로그램인 ‘구글 미트(Google Meet)’와 ‘구글 클래스룸’으로 매일 수업을 받고 있으며, 집중력이 낮은 3학년인 셋째는 녹화된 수업 영상을 보고 ‘네이버 밴드’로 숙제를 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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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울 강북권 소재 초등학교 교사 김모씨(26·여)는 “집에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이 대다수”라고 걱정 어린 목소리를 냈다.

김씨는 “지난해 담임을 하던 학급에서 숙제를 내주면서 ‘집에 컴퓨터가 있냐’고 물어보니 없다고 한 학생들이 대다수였다”며 “이 학교 학생들은 집에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이 많은데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와 관련해 교육부는 중위소득 50% 이하인 교육급여 수급권자에게 스마트기기와 인터넷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교육격차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스마트기기가 없는 초·중·고등학생은 전체 540만명 중 17만명이다.

하지만 스마트기기 보급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게 지도할 수 있는 조력자가 집에 있느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김씨는 “이 지역 학교 아이들은 집에 어른들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태블릿 기기를 가져다준다고 하더라도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알아서 이를 조작하기가 힘든데, 결국 돌봄 여력이 되는 가정이냐 아니냐에 따라 격차가 분명히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소재 중학교 교사 홍모씨(56·여)도 “초등학교 학생들은 컴퓨터를 지원해준다고 해도 어른이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어려울 수 있다”며 “교육격차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역 중학교 예체능과목 교사 허모씨(34·남)는 “스마트폰 보급률은 높은 편이지만 개인 컴퓨터가 마련돼 있는지, 무선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지 같은 문제도 있다”며 “또 성인도 인터넷강의를 들으면서 딴청을 자주 피우게 되는데 (돌봄 여력이 되지 않는 가정에서는) 수업이 얼마나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돌봄공백 실태 완전히 파악해 우려 최소화 급선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생활지도’ 문제도 제기됐다. 허씨는 “온라인 개학이란 달리 말하면 ‘돌봄’이 학교라는 공적 영역에서 가정으로 전적으로 넘어가는 것”이라며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학생들이 그나마 학교라는 공간에서 관리가 되고 있었는데, 가정으로 넘어간다면 탈선이나 비행의 개연성이 커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든다”고 설명했다.

일선 교육청에서 장학사로 활동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 김모씨는 “학교나 교사의 역량에 따라 온라인수업의 양극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원격교육을 선도하는 인프라가 갖춰진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 간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온라인 개학은 지금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차선책이라고 본다”며 “학습공백이나 교육불평등 등 격차는 코로나19 국면이 아니어도 이미 사회적 과제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온라인수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최대한으로 마련하고, 맞벌이 가정의 돌봄공백 실태를 완전히 파악해서 우려를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격차와 관련해 우려되는 지점들을 인지하고 있고, 세부적인 온라인 개학 운영지침을 오늘(1일) 각 학교에 내려보냈다”며 “스마트기기가 없는 학생들에게 기기를 보급하고 무선인터넷을 지원할 예정이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학교 컴퓨터실을 이용하게 하는 등 그때그때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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