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 완벽한 실내서 음악 듣는듯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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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 프로’… 지하철역서 ‘노이즈 캔슬링’ 해보니
강한 비트감에 가슴이 ‘쿵쾅쿵쾅’… 주변 소음-안내방송 거의 안들려

“쿵 쾅 쿵 쾅.”

퇴근길 회사원들이 운집한 지하철역 선로에서 애플의 신형 무선이어폰 ‘에어팟 프로’를 끼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실행해 봤다. 생애 처음 클럽에 들어갔던 순간처럼 강한 비트감이 귀뿐만 아니라 가슴을 쿵쾅쿵쾅 쳤다. 마치 방음시설이 완비된 방에서 음악을 재생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는 물론이고 지하철역 안내 방송도 잘 들리지 않았다. 눈을 감고 있었다면 지하철을 놓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무선이어폰 시장의 강자인 애플은 새 에어팟을 출시하면서 전작인 1, 2세대를 뛰어넘는다는 의미로 ‘프로’라고 이름 짓고 커널형 디자인(귀 안쪽 외이도까지 이어폰이 삽입되는 형태)을 도입했다.

통상 커널형 이어폰은 귓속 밀착감이 높아 외부 소음 차단에 유리하지만 착용감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에어팟 프로는 세 가지 크기(대, 중, 소)의 커널을 제공하고, ‘이어팁 핏 테스트’를 통해 귀에 가장 잘 맞는 커널을 선택해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2시간가량 연속으로 끼고 있어도 귓속 압력이 다소 높아지는 등의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변 소음이 거의 차단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 사용으로 안전사고가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주변음 허용 모드’를 이용하면 된다. 주변음이 잘 들리면 음질이 크게 떨어질까 우려됐지만, 실제 사용해 보니 음질의 풍부함이 거의 유지가 됐다. 노이즈 캔슬링 때보다 몰입감은 덜했지만 애플의 유선이어폰을 착용했을 때 이상의 음질은 유지되는 느낌이었다.

“한번 에어팟에 입문하면 다시 유선이나 일반 이어폰으로 돌아가는 게 불가능할 것”이라는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이 머리를 맴돌았다. 에어팟 2세대(19만9000원)보다 높게 책정된 가격(32만9000원)이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마지막 고민이 될 듯하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에어팟 프로#애플#무선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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