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역도연맹 “北, 내년 2월 한국서 열리는 대회 참가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9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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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 남북이 함께 시상대에 서 있는 모습.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 남북이 함께 시상대에 서 있는 모습.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한국에 올 수 있을까.

북한 평양에서 열린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대한역도연맹 관계자들은 29일 내년 2월 북한이 한국에 올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 역도 관계자들이 2월말 열리는 ‘제1회 동아시아 국제 역도대회’ 참가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아시아역도연맹(AWF) 측에 전했다는 것이다.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가 개막하기 전 AWF 총회가 열렸고, 한국측이 AWF를 통해 전한 참가 요청에 북한 관계자가 이같이 답했다. 연맹 관계자는 “북한이 참가에 대한 의사가 없다면 무응답으로 일관했을 것인데 형식적이나마 ‘긍정적’이라고 답한 것은 좋은 징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국제 역도대회는 동아시아역도연맹 결성 이후 처음 열린다. 최성용 대한역도연맹 회장이 동아시아역도연맹 회장을 겸하면서 첫 대회를 국내에서 치르기로 결정했고 구체적인 개최지를 물색하고 있다. 한국 외에 중국, 일본, 대만, 몽골 등 연맹 가입국들이 참가하며, 성적에 따라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 점수가 부여된다.

관건은 향후 북한의 확답이다. 대한역도연맹은 유소년·주니어 선수권대회 기간 동안 북한 역도계 관계자와 접촉해 내년 동아시아 대회 출전에 대한 확답을 받으려 했다. 지난달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때도 남·북 역도 관계자들은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이번 평양 대회 기간에 논의가 더욱 진전되지는 못했다. 북한 관계자들이 남한과의 접촉을 피했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이따금씩 찾은 수 십 명의 평양 시민들이 한국 선수의 경기 때마다 자리를 비우는 등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북한은 남한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려는 듯 움직였다. 남·북 역도 관계자들도 간단히 인사를 주고받는 정도 이상의 대화의 장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 가능성을 낮다고만 볼 수는 없다. 역도계 관계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AWF나 국제역도연맹(IWF)도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며 “북한 선수들이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공인 국제대회를 적어도 6개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 동아시아 대회도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역도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하려는 북한이, AWF나 IWF가 출전을 권고하는 대회를 마다하면서 올림픽 참가를 포기하고 국제 역도계에서 고립되는 상황까지 초래하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 논의를 이어갔던 태국처럼 북헌 관계자들이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제3국’이라면 남·북간의 접촉도 수월할 것이라고 역도연맹은 보고 있다. 12월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IWF 월드컵에서 남·북이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 관련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역도연맹은 이에 앞서 11월 북한에 공식적으로 대회 참가 초청장을 보낼 계획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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