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설하든말든…베네수 외교관 ‘독서’, 로스 장관은 ‘낮잠’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25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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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라 로드리게즈 베네수엘라 외교관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때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출처=로드리게즈 외교관 트위터 갈무리)
다니엘라 로드리게즈 베네수엘라 외교관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때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출처=로드리게즈 외교관 트위터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 나선 가운데 베네수엘라 외교관은 이를 듣지 않고 책을 읽는가 하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집중하지 않고 조는 모습이 포착됐다.

마치 트럼프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정부 간 갈등을 보여주는 듯 연설을 대충 들으면서 독서 삼매경에 빠진 베네수엘라 외교관은 유엔주재 베네수엘라 대표부 소속 다니엘라 로드리게즈(Daniela Rodríguez).

뉴스위크와 트위터 등에 따르면 그가 읽은 건 ‘볼리바르, 영웅, 천재, 그리고 보편적 사고’란 제목이 적혀 있는 책이었다. 시몬 볼리바르는 스페인 식민 통치를 받고 있던 베네수엘라와 함께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등을 해방시켜 ‘라틴 아메리카의 해방자’로 추앙된 인물로 오랫동안 베네수엘라를 통치했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차베스를 잇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역시 볼리바르 정신을 계승한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마두로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독재자’ ‘쿠바의 꼭두각시’ 등의 표현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현 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을 인정, 지지하고 있다.

로드리게즈 외교관은 화제가 되자 연설이 끝난 뒤 아예 자신이 책 읽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그러면서 “9월24일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와 제국주의 연설을 할 때 읽은 책이다. 볼리바르 만세! 베네수엘라 만세! 제국주의에 굴복하지 않는 베네수엘라 국민 만세!”라고 적었다. 책에 대한 트윗도 따로 올렸고 자신이 언급된 트윗을 열심히 리트윗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할 때 졸고 있는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CNBC에 의해 포착됐다.(출처=CNBC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할 때 졸고 있는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CNBC에 의해 포착됐다.(출처=CNBC 갈무리)
그런가하면 자신의 ‘상사’인 트럼프 대통령이 기조연설 때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조는 모습이 CMBC에 포착됐다. 꽤 오래 졸았는데 CNBC는 약 15분간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주변에 앉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놓칠새라 열심히 듣는 인상을 줘 대조적이었다.

로스 장관은 어느 순간 눈을 휘둥그레 뜨며 잠에서 깼는데 여전히 졸린 표정이었다고.

그러다 CNBC의 뉴스를 접하고선 “이건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로스 장관은 “나는 보청기를 착용하고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중요한 사안들을 상세하게 다룬 트럼프 대통령의 고무적인 연설에서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 집중하고 있었다”고 강변했다.

그리고 대통령 연설 직후 영국, 인도와의 회담에 참석했고 이후 영국, 한국 관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며 유엔총회의 많은 일정을 소화한 뒤에 일요일엔 런던, 뉴델리 등을 12일간 공식 방문하는 일정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게 기운이 없는 사람의 스케줄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로스 장관은 올해 81세다.

CNBC는 그러나 지난 2017년 5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할 때의 영상에서도 로스 장관이 조는 모습이 포착됐고, 폴리티코는 지난 7월 “로스 장관이 체력이 떨어져 상무부 내에서 존경받지 못 하고 있다”는 내부자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당시 “로스 장관이 회의 중 잠이 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무부) 사람들은 어떤 회의 일정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 지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임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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