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건 없는 北日회담’ 아베 제안 사실상 거부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3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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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위, 실명 거론하며 “낯가죽 두텁기가 곰발바닥”
아사히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日주장에 반발한 것”

북한 당국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일본 측의 ‘전제조건 없는 북일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2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대변인과의 문답을 통해서다.

아태위 대변인은 이날 문답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25일 강연에서 “북한이 올바른 판단을 하면 제재가 풀릴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 사실을 문제 삼아 “‘올바른 판단’과 ‘결단’은 다름 아닌 우리가 일본에 대고 할 말”이라며 주장했다.

아태위는 북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에서 민간 분야 대외활동을 담당하는 단체다.

아태위 대변인은 “아베가 마치 일본 정부의 대조선(대북) 협상 방침이 변경된 것처럼 광고하며 집요하게 평양 문을 두드려대지만, 고노의 망발이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시정책에서 달라진 것이란 꼬물만큼도(아주 조금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태위 대변인은 특히 “우리 국가(북한)에 대해 천하의 못된 짓은 다하고 돌아가면서도 천연스럽게 ‘전제 조건 없는 수뇌회담(정상회담) 개최’를 운운하는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아베가) 고약한 속통을 버리지 않고선 아무리 관계 개선에 대해 외쳐봐야 입만 아플 것”이라면서 “과거 죄악을 깨끗이 청산하고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도 말했다.

아태위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일본 측에 과거 일제 강점기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일 보도된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에게 ‘전제조건 없는 회담’을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달 27일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북일정상회담 제안에 ‘전면적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TBS방송은 “북한이 아베 총리의 북일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 측이 아베 총리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한 데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한 반발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일본 정부는 아직 북한 측의 반응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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