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정 기자 ‘태도 논란’, 文대통령 대담 내용 뒷전…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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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0일 1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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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정 기자 ‘태도 논란’, 대통령 대담 내용 뒷전…뭣이 중헌디?
송현정 기자 ‘태도 논란’, 대통령 대담 내용 뒷전…뭣이 중헌디?
10일 온라인에서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대담의 진행을 맡은 송현정 KBS 기자를 두고 이틀째 논란이 벌어졌다. 정작 중요한 대담 내용에 대한 논쟁은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문 대통령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한 기자가 뭇매를 맞는 현상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선비즈 기자가 ‘대통령 열성 지지자의 격한 댓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가 뭇매를 맞은바 있고,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경기방송 기자가 ‘경제기조 변화를 주지 않는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물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9일 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국내 언론과 진행한 대담이 끝나자 어김없이 대담 내용이 아닌 질문 기자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대담 진행을 맡은 송현정 KBS 기자가 대통령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하고, 말을 끊는 등 무례하게 진행했다는 항의가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서 쏟아진 것이다.

이들은 특히 ‘독재자’라는 단어가 등장한 질문을 문제삼았다. 대담에 앞서 “현직 기자이기 때문에 곤란한 질문을 많이 할 것”이라고 예고 했던 송 기자는 “청와대가 주도해서 여당을 끌어가며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국을 끌어가고 있다, 이런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얘기하는 것 아니겠느냐. 독재자 들으셨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후 KBS 시청자 청원 페이지에는 ‘예의가 없다’, ‘너무 무례하다’ , ‘화가 난다’, ‘송현정 기자 사과하라’등의 항의글이 쏟아졌다. KBS는 시청자가 발의한 내용에 대해 30일 동안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부서 책임자가 직접 답변하는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대담과 관련한 몇몇 청원들은 불과 몇 시간 만에 동의자 4000명을 넘기는 등 공식답변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충족시켰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통령의 대담은 검증된 실력을 가진 대담자와 진행하도록 하여 주십시오’등의 청원이 올라와 1만2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이 청원자는 “사회자의 질문 태도는 불량스럽기 짝이 없고 표정은 시청자로 하여금 불쾌함을 느끼게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중요 이슈를 묻기 위한 큰 그림 아니냐”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소위 ‘좌진영’으로 평가하던 송 기자가 대담자로 나서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예상했으나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한 추측이다. 반면 일부 보수성향 누리꾼들은 “공격적 질문을 해도 대통령이 여유 있게 웃어넘기는 큰 그림을 그렸는데 지지자들의 예상 못한 반응으로 어긋난 거 아니냐”는 해석을 내기도 했다.

이처럼 매번 대통령의 언론 대담 때 마나 본질에서 벗어난 내용이 관심사가 되는 것에 대한 지적도 많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대담에서 나온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라던가 ‘청와대 인사 검증 논란’, ‘경제 성장률’, ‘최저임금 인상 문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 등 주요 이슈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이 송현정 기자 논란으로 온라인에서는 뒷전이 됐다. 한 누리꾼은 “지금 나라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말한건 정작 관심이 없는거냐?”(ssj0****)고 온라인 현실을 비판했다.

한편, 1998년 KBS공채 25기 기자로 보도국에 입사한 송 기자는 현재 정치외교부 소속의 국회 담당 기자다. 2003년 노무현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에 출입하며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을 취재한바 있어 문 대통령과 안면이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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