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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뇌에서 시간은 곧 생명… “뇌신경질환 골든타임을 잡아라”

입력 2019-01-23 03:00업데이트 2019-01-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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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뇌신경센터
다양한 뇌질환 치료 전문가들 포진… 최첨단 장비 갖추고 환자 최적 치료
고대구로병원 뇌신경센터팀이 뇌혈관 질환자의 치료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서상일 영상의학과 교수, 윤원기 신경외과 교수, 김치경 신경과 교수. 고대구로병원 제공
뇌가 보내는 이상 신호 중 가장 흔한 것이 ‘두통’이다. 특히 귀가 안 들리거나 시야 흐림, 의식 소실, 걸음걸이나 말이 어눌해지는 등 없던 증상과 동반되는 두통은 뇌 안에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극심한 벼락 두통이 느껴진다면 뇌출혈의 일종인 지주막하출혈을 의심할 수 있다. 지주막하출혈이 나타난 환자의 30일 생존율은 50%. 생존자 중 절반 이상이 신경학적 후유증을 앓게 된다. 오경미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주막하출혈은 주로 뇌동맥류 파열로 발생한다”며 “상태를 빨리 인지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주막하출혈의 두통은 시작되고 몇 분 안에 통증이 최고조에 달한다. 이런 경우 일분이라도 빨리 응급실에 가야 한다.

뇌에서 시간은 곧 생명과 관련

뇌혈관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은 환자의 손상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빨리 판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고대구로병원 뇌신경센터 뇌혈관다학제팀은 뇌혈관 전문인 윤원기 신경외과 교수, 뇌혈관중재치료 전문인 서상일 영상의학과 교수, 뇌졸중 전문인 김치경 신경과 교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매주 회의를 통해 환자의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응급상황인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뇌혈관다학제팀 구성원이 동시에 연락을 주고받고 의견을 모은다. 뇌혈관 질환은 시간을 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새벽이든 주말이든 교수들의 직접 소통이 중요하다.

뇌신경은 혈액과 산소 공급이 끊기면 인체에서 가장 빨리 손상된다. 뇌에 영양분을 공급해야 할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손상이 발생하고 이와 연관된 부위에 심각한 장애가 생긴다.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뇌경색이나 뇌출혈은 개인과 사회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후유증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고대구로병원 뇌혈관다학제팀은 진료 과정에서 영역 구분 없이 협업이 잘되기로 유명하다. 중재시술을 시도하다가 수술을 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에 모든 의료진은 동시다발적으로 준비하고 대기한다.

클립 결찰술과 코일색전술

머리속 동맥혈관의 일부가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자칫 혈관벽이 얇아져 빠르게 흐르는 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터지면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으로 터지기 전인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들도 늘고 있다. 비파열 뇌동맥류는 머리를 열고 볼록해진 혈관을 클립으로 집어 묶는 ‘클립 결찰술’과 뇌동맥류에 1mm 이하의 얇은 코일을 채워서 구멍을 막는 ‘코일색전술’로 치료한다.

서상일 영상의학과 교수는 “어떤 뇌동맥류가 파열의 위험이 높은지, 여러 개의 뇌동맥류 중 어느 것이 더 위험한지를 조사하기 위한 고해상도 뇌혈관벽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등 첨단 진단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발병 위험을 조기에 예측하고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수술과 시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코일색전술로 최대한 뇌동맥류를 막은 후 수술을 하면 출혈도 적고 회복도 빠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공이 다른 전문의들의 협진 시스템이 중요하다.

손목동맥 뇌혈관조영술로 환자 부담 최소화

고대구로병원 뇌신경센터는 새로운 치료에도 앞장서고 있다. 뇌를 열어야 하는 부담감에 대부분 회복이 빠른 시술을 선호하지만 평균수명이 길어진 점을 고려하면 젊은 환자들은 특히 내구성 좋은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뇌동맥류는 눈썹이나 관자놀이에 3cm 이하의 구멍을 뚫어 수술을 하는 ‘미니 개두술’을 적용할 수 있다. 과거 뇌동맥류 수술에 비해 수술시간은 반으로 줄고 입원기간도 줄여 나가고 있다.

뇌동맥류가 의심되는 경우 확진을 위해 뇌혈관조영술은 필수적이다. 손목동맥을 이용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면 허벅지 피부를 절개하고 시행하는 기존 방법과 달리 바로 걸을 수 있다. 당일 퇴원도 가능하고 지혈을 위한 장치도 훨씬 저렴하다. 윤원기 신경외과 교수는 “2007년부터 1000건 이상 손목동맥을 통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했지만 부작용은 거의 없었다”며 “환자의 입원기간과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시술”이라고 말했다.

‘미니 뇌졸중’은 뇌경색 경고, 즉시 치료 받아야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라 불리는 미니 뇌졸중은 뇌로 가는 혈액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서 생기는 뇌졸중 증상이다. 발생한 지 24시간 이내에 완전히 회복된다. 하지만 미니 뇌졸중은 뇌경색이 올 수 있다는 경고다. 또는 전조증상일 수 있다.

김치경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미니 뇌졸중이 발생한 뒤 뇌경색이 따라와 영구적으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며 “뇌졸중 증상이 잠시라도 있었다면 바로 병원에 방문해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니 뇌졸중이 발생한 직후에는 특히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이틀 이내에 5%, 1주일 이내에 11%의 환자에서 뇌경색이 발생한다. 특히 발작이 여러 번 있을수록 뇌경색의 발생 위험도 증가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고 해도 나중에 뇌졸중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뇌졸중에 준하는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이 필요하다.

미니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혈소판제,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약물요법이 사용된다. 이미 동맥경화로 인해 70% 이상 목동맥 시작 부위가 좁아졌을 때는 두꺼워진 내막을 절제하는 목동맥내막절제술이나 혈관 내로 카테터를 삽입해서 스텐트(망)를 넣어 좁아진 혈관 부위를 넓히는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한다.

두개골 절개 없는 뇌수술, 감마나이프

뇌수술은 무조건 머리뼈를 크게 열어야 하고 잘못되면 후유증이 크다는 편견 때문에 뇌수술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결국 일상생활이 불편해도 참고 버티다 병을 키우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뇌는 결코 수술하기 쉬운 부위가 아니다. 다른 장기는 수술하다 출혈이 좀 나더라도 저절로 멎기도 하는데 뇌는 피라도 고이면 바로 신체 증상으로 이어진다. 요즘 뇌수술은 질환에 따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치료가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뇌종양, 뇌전이암, 뇌혈관기형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경우 통증이 적어 전신마취도 없이 진행한다. 정상 뇌조직 손상을 막고 문제 부위만 정밀하게 선택적으로 없애기 때문에 후유증이 적고 안전하다. 김종현 고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예전에는 뇌를 열고 들어가서 문제 부위를 확인했지만 지금은 MRI나 컴퓨터단층활영(CT)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뇌 속 병변의 3차원 좌표를 정밀하게 계측할 수 있다”며 “두개골 절개 없이 병변 부위만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권택현 고대구로병원 뇌신경센터장은 “고대구로병원에는 다양한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으며 뇌혈관다학제팀 등의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며 “절개 없는 방사선 치료기기인 감마나이프, 아시아 최초 휴메디큐시스템을 장착한 방사선 암 치료 선형가속기 하이퍼아크-트루빔 등 최첨단 장비를 바탕으로 최적의 환자 치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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