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자연과 가까운 삶… 나무와 공존하는 법을 말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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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우종영 지음/424쪽·1만8000원·자연과생태
◇숲과 상상력/강판권 지음/272쪽·1만6500원·문학동네

삭막한 도시 빌딩 숲에 살면서 나무를 떠올리는 건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그립기 때문이다. 나무도 사람과 같이 고통을 느낀다는 이야기, 전국 숲을 돌아다니며 나무를 통해 인생을 돌아본 이야기를 담은 두 책이 같은 날 동시에 출간됐다.

‘바림’은 1세대 나무의사 우종영 씨가 나무를 치료하며 겪은 가슴 아픈 순간과 나무와 교감하는 방식, 인간과 식물의 평화로운 공존을 향한 바람을 담았다. 책 제목 ‘바림’은 그림을 그릴 때 물을 바르고 그것이 마르기 전에 붓을 대어 물감이 번지게 만드는 기법을 말한다. 저자는 평소 깨친 바를 적어두었다가 바림질하듯 부드럽게 세상을 초록빛으로 물들이고 싶다는 마음을 책에 담았다.

가벼운 에세이 성격의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는 나무를 네 유형으로 나누고, ‘나무가 말을 한다면…’이라는 상황을 가정해 각 나무의 이야기를 담아 인상적이다. 이어 나무의 능력과 미덕, 나무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설명, 삶을 관통하는 통찰과 지혜, 나무와 함께 살기 위한 윤리 등의 내용이 이어진다.

‘숲과 상상력’은 농업 경제사를 연구하고 나무에 관한 책을 꾸준히 써 온 강판권 씨가 계절에 맞춰 숲을 다니며 나무를 관찰한 여정을 담는다. 나무들의 공간이자 생명의 공간인 숲을 통해 나무의 함께 사는 법을 역시 가벼운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다른 생명체에게 자신을 조금씩 내어주는 나무의 상생의 길, 숲속 곳곳에 인간이 나무와 함께한 사연도 곁들여 소개한다.

3부로 구성된 책은 사찰 숲, 역사와 관련된 숲, 사람 이야기를 담은 숲을 소개한다. 합천 해인사의 아름다운 노각나무, 팔공산 은해사의 느티나무 가지와 굴참나무가 만든 연리지 등 사찰과 어우러진 그 자체로 자연박물관인 숲, 김알지가 태어난 경주 계림, 최치원이 조성한 최초의 인공 숲 함양 상림 등 책을 보고 직접 찾아가볼 만한 나무들의 이야기가 사진과 함께 정리돼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바림#숲과 상상력#우종영#강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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