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에 활기 불어넣는 ‘온마을학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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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선생님으로 나서 수업… 환경보호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강원도형 마을공동체 사업 인기

강원 인제군의 온마을학교인 ‘하늘내린두레학교’는 초등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을체험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햇살마을에서의 떡메치기 체험. 강원도교육청 제공
강원 인제군의 온마을학교인 ‘하늘내린두레학교’는 초등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을체험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햇살마을에서의 떡메치기 체험. 강원도교육청 제공
강원 정선군 신동읍 예미1리는 인구가 200명이 채 되지 않고 이 가운데서도 60세 이상이 절반을 넘는다. 일반적인 시골 마을이 겪고 있는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마을 환경은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시작한 것이 바로 강원도형 마을공동체 사업인 ‘온마을학교’다.

주민들이 마을 선생님으로 나서 예미초교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어르신들의 구술 기록을 통한 마을 역사 쓰기, 쓰레기 재활용과 환경보호 운동, 버려진 옛 마을회관 교육공간 활용, 벽화 그리기, 부녀회 및 노인회 등 소모임 활성화가 그동안의 성과다.

강원도교육청이 2016년부터 운영 중인 온마을학교가 작은 마을과 학교의 상생을 통해 지역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3, 4일 춘천과 원주에서 각각 열린 ‘온마을학교 운영결과 보고회’에서 소개됐다.

인제 하늘내린두레학교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을체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자작나무숲이 있는 햇살마을과 귀둔초교를 연결해 전교생 30여 명을 대상으로 전기자전거 등 친환경 에너지 체험을 비롯해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견학, 자작나무 수출 과정에 대한 교육, 구상나무 심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설희 하늘내린두레학교 사무국장은 “학생들은 물론이고 학부모와 교사들까지 반응이 너무 좋다”며 “내년에는 여러 학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천군 동면 속초초교 학부모들은 ‘새끼줄’이란 이름의 단체를 만들어 재능기부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동네방네 꿈마을 학교 음악 프로그램과 택견 수업, 독서 동아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양구 원당초교 ‘반딧불이 공동체’는 마을 식품공장에서 전통식품을 만들고 학교 텃밭에서 기른 배추로 김장을 담근다. 또 김장을 홀몸 어르신들에게 직접 배달한다. 춘천 금병초교 ‘비단병풍 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 아이들과 함께 실개천 살리기, 마을신문 만들기, 목공교실을 통한 마을 문패 만들기 등을 펼쳤다.

온마을학교는 지역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과 학교가 함께 기획하고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 2016년 12개, 지난해 23개에 이어 올해 20개 단체가 운영되고 있다. 성과와 반응이 좋아 올해 30개로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도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오히려 축소됐다. 도교육청은 이들 온마을학교에 총 1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7일 오후 1시 강릉시청소년수련관 청소년극장에서는 강릉권 온마을학교의 운영결과 보고회가 열린다.

권명월 강원도교육청 소통협력담당 사무관은 “마을과 학교의 상생 노력이 작은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운영 사례 공유와 토론을 통해 온마을학교의 질적인 발전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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